사이판을 강타해 큰 피해를 낸 태풍 `위투`가 30일 필리핀 북부 루손 섬을 관통하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위투는 이날 오전 4시(이하 현지시간) 루손 섬 동쪽 이사벨라 주로 상륙했다.
최대풍속 시속 230㎞에 달하는 강한 바람으로 이사벨라 주 카우아얀 공항의 지붕과 천장 패널이 날아가거나 와르르 무너지고 다수 주택이 붕괴했다.
아름드리나무가 뿌리째 뽑히고 전신주가 넘어져 곳곳에서 정전 사태가 발생했으며 홍수와 산사태로 도로가 폐쇄된 곳도 많았다.
또 파고가 최고 3m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는 동부 해안에서 선박 운항이 전면 중단돼 수천 명이 항구에 발이 묶였고, 항공기 30여 편이 결항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전날부터 해안가 저지대 주민 대피령이 내려 1만7천여 명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7시 현재 확인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현지 재난당국이 선박 전복 사고 등으로 2명이 실종됐다는 소식을 확인하고 있다.
태풍 위투는 오후 2시께 루손 섬을 빠져나갔지만 오는 31일 오후 늦게서야 태풍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날 것으로 예보돼 당국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다만 태풍의 위력은 최대풍속 190㎞로 약화했다.
필리핀에서는 지난달 슈퍼 태풍 `망쿳`으로 인한 대규모 산사태와 홍수로 최소 95명이 목숨을 잃었고 수십 명이 실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