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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시선] 환자를 달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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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증시라인]

시청자 여러분, 투자자 여러분 어제 발표된 고용지표가 전달 보다 더 안 좋게 나왔습니다. 취업자수, 실업률, 고용률 모두 더 나빠졌습니다.

자세한 숫자는 말씀 드리지 않겠습니다. 이미 보도를 통해서 아실 거고 제가 더 말씀 드려봐야 여러분들 혈압만 더 올리는 일이니까요. 그런데 정부 엄밀히 말해서 청와대와 야당 그리고 학자들 간에도 이 고용악화를 두고 아직도 전혀 다른 원인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한쪽은 우리 경제의 구조의 문제니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고 또 다른 한쪽은 구조의 문제가 어디 한 해 두 해 문제야 소득주도 성장론 특히 최저임금이 급격한 악화의 원인이라고 맞섭니다.

이쪽 얘기를 들으면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또 저쪽 얘기를 들으면 그도 그런 것 같다고들 합니다. 맞습니다. 고용 아니 크게 보아 경제 현상에 딱 한가지 이유가 어디 있습니까?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것이지요.

본론

이왕 얘기가 나온 김에 고용악화와 또 얼마 전에 문제가 된 양극화의 심화 문제를 둘러싼 최저임금 논란에 대해서 한번 비유를 해보겠습니다.

저 같은 오십 대 남성들 거의 예외 없이 기력이 떨어지고 이른바 갱년기 증상을 경험합니다. 그래서 병원에 갔더니 새로 온 주치의가 처방을 이렇게 하는 겁니다. 환자분은 배만 과도하게 살이 찌고 팔다리는 가느니까 대사증후군에 걸릴 가능성이 많고 자연히 갱년기도 빨리 오고 기력이 떨어지고 하는 것도 남보다 심하다. 그걸 개선해서 배 살은 빠지고 팔다리에 살이 붙는 처방을 드릴 테니 당분간 먹어보라는 겁니다. 듣기에 일견 타당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 약을 한 6개월 먹었습니다.

그런데 기력이 떨어지고 쉬 피로한 증상은 더 심해져서 그 주치의에게 찾아가서 그 약 잘못 된 거 아니냐고 따지는 겁니다. 그랬더니 의사 왈 약에는 이상이 없는데 환자가 꾸준히 운동도 안 했고 계속 기름진 음식 먹고 술 담배도 계속해서 약효가 아직 덜 나타난 거라고 오히려 나무라는 겁니다. 그러니 한 일년만 이 약 더 먹어보라는 겁니다. 만약 여러분이 이런 상황이라면 이 약을 어찌할까요? 그래도 주치의의 처방이니 먹는 분도 있고 다른 대안도 없지만 효과도 없는 이 약을 먹지 않고 버리는 분도 있겠죠.

이럴 때 좋은 의사는 일단 환자를 안심시키는 의사입니다. 환자의 체질이 이 약에 잘 안 맞는 점도 있는 것 같으니 그걸 보완하는 다른 약도 넣고 지금은 기력이 심하게 떨어져있으니 활력을 주는 응급처방도 따로 챙겨주고 병원에 오는 횟수도 더 자주 오게 해서 환자가 의사를 신뢰할 수 있게 해주는 게 아마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아니겠습니까?

결론

고용악화에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이 있나 없나를 가지고 논쟁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약효가 없다고 찾아온 환자를 나무라면 안됩니다. 불안한 건 의사 보자 환자가 더 불안하지 않겠습니까? 의사의 목표는 약효를 증명하는 게 아니라 환자를 낫게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신이 내린 명의는 약 한 첩, 침 한방에 죽어가던 사람도 일으키는 의사입니다만 지금 누가 그런 의사를 기대하겠습니까? 그저 병이 더 악화되는 걸 멈추게 하고 환자로 하여금 치료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하는 그저 일반적인 좋은 의사를 바라는 것이죠. 그러려면 먼저 환자의 마음을 만져줘야 합니다. 그리고 환자가 호소하는 통증을 일단 멎게 하는 응급처방을 먼저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고용의 악화는 꼭 이 정부만의 잘못은 아닙니다. 우리 성장 잠재력이 저화 된 것이 지난1년에 일어난 일은 아니지 않습니까? 우리 생산 가능인구가 줄어드는 게 이 정부만의 잘못이 아니고 우리 조선, 자동차가 어려워진 것이 한 해 두 해의 문제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리고 최저임금 정책은 말씀 드린 것처럼 만성질환을 원인치료를 해보겠다고 한 처방전이지 사망직전의 암 수술이나 장기 이식수술을 한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수술을 하다가 환자가 죽어버린 의료사고가 난 건 아니란 말씀입니다.

우리 경제, 아직 완전히 심장이 멎은 것도 아니고 걸을 수 없을 정도의 마비가 온 것도 아니기에 주치의의 처방에 따라 다시 회복할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또 환자도 정해진 주치의를 믿어줘야 합니다. 옛날 주치의는 이렇게 해줬는데 당신은 왜 그 약 말고 이 약 주냐고 당신 돌팔이 아니냐고 윽박지르면 안됩니다. 의사가 나의 병을 고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믿어주고 그걸 표현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증상을 스스로의 판단으로 주치의에게 소상하게 일려야 합니다.

이 두 가지 노력이 합쳐질 때 우리의 병은 호전될 것입니다. 할 수 있습니다.

그나저나 오늘 오후엔 또 다른 처방이 나오죠? 바로 부동산 대책인데요, 글쎄요, 이건 정말 약발이 제대로 먹혔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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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방송제작부  양경식  PD
 ksya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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