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새벽 대형 싱크홀이 생긴 서울 금천구 가산동 공사장 인근 아파트는 안전진단 결과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당국과 금천구청은 이날 싱크홀과 인접한 아파트 2개 동을 안전진단한 결과, 큰 위험 요소는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애초 소방당국은 아파트 전체 18개 동 중 1개 동이 5도가량 기운 것으로 추정했지만, 현재까지 이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안전진단을 한 동양미래대학 건축과 이수권 교수는 "지하 터파기 공사를 위한 흙막이가 새벽에 무너지면서 도로와 아파트 쪽에 땅 꺼짐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아파트는 땅에 기둥을 박아 지지되기 때문에 토사 유출에 의한 영향을 덜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육안상 큰 위험 요소는 없어 보이지만, 계측을 통해 정확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등 정밀 조사를 할 예정"이라며 "아파트 전체 안전진단은 1~2달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방당국과 구청은 임시 조치로 싱크홀에 흙을 채워 추가 붕괴를 막고 안전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 아파트에 이상이 없다는 안전진단 결과가 나옴에 따라 대피 주민들의 복귀를 검토 중이다.
그러나 대피소에서 밤을 보낸 주민들은 쉽게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아파트 주민 김모(58·여)씨는 "어제저녁부터 `다다다`하고 지진이 나는 것처럼 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너무 심해 잠을 자지 못했다"면서 "새벽에 갑자기 굉음이 들려 집 밖으로 나왔더니 땅이 무너졌다"고 놀란 심경을 전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31일 오전 4시 38분께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한 아파트 인근 공사장과 도로에 가로 30m, 세로 10m, 깊이 6m 사각형 형태 대형 싱크홀(땅꺼짐)이 발생했다.
이 싱크홀로 아파트 2개 동 주민 200여명이 대피하고, 2명이 정신적 충격을 호소해 병원에 이송됐다. 또 공사장 축대가 무너지고, 아파트단지 주차장도 내려앉으면서 차량 4대가 견인됐다.
가산동 아파트 싱크홀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