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럽연합(EU) 28개 회원국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머타임제 존폐에 관한 온라인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다수가 `서머타임제 폐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유럽에서 100년간 지속한 서머타임제의 폐지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29일 DPA 통신에 따르면 독일 신문 `베스트팔렌 포스트`는 지난 28일 오후 EU 집행위원회가 지난 7월 4일부터 이달 16일까지 실시한 서머타임제 존폐 온라인 여론조사에서 참가자의 80% 이상이 서머타임제 폐지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번 온라인 조사에는 EU 28개국에서 460만 명이 참여했고, 이 가운데 300만 명 이상이 독일에 거주하는 사람이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EU 집행위는 온라인 조사를 마감한 다음 날인 지난 17일 온라인 조사 결과에 대해선 함구한 채 온라인 조사 결과를 포함한 보고서를 수주 내에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하지만 EU 집행위는 아직 온라인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다만 EU 집행위는 여론조사 결과가 독일 신문에 보도된 이후인 28일 밤에 대변인을 통해 온라인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에 앞서 EU 회원국들이 조사 결과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말해 공개 발표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임을 시사했다.
독일 신문 보도대로 온라인 여론조사 참가자 460만 명 가운데 300만 명 이상이 독일에 거주하는 사람일 경우 조사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놓고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서머타임제 온라인 여론조사는 구속력이 있는 조사는 아니지만 향후 서머타임제를 폐지하거나 수정하도록 법을 고칠 경우는 물론 현행 서머타임제를 유지하기로 할 경우 기본적인 근거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EU 집행위는 지난 2월 유럽의회가 서머타임제에 대한 여론조사 실시를 요구하고, 핀란드를 비롯해 몇몇 회원국 정부와 국민도 이를 주문하자 온라인 여론조사에 나섰다.
현행 EU 법은 매년 3월 마지막 주 일요일부터 10월 마지막 주 일요일까지 7개월간 한 시간을 앞당긴 서머타임제를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동안 EU 내부에서는 서머타임제 실시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해 왔다.
일각에선 서머타임제에 따라 시간을 앞당기거나 늦추게 되면 수면을 방해하고 노동생산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해온 반면에 서머타임제 찬성론자들은 서머타임제를 실시함으로써 에너지를 절약하고, 운송산업에도 이득이 되며 실외 레저활동 시간을 늘릴 수 있다고 반박해왔다.
EU가 최종적으로 서머타임제를 폐지하거나 수정하기 위해선 유럽의회와 회원국들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서머타임제에 대한 아이디어는 지난 1907년 영국의 건축업자인 윌리엄 윌렛의 `일광의 낭비`라는 보고서에서 시작됐고, 1916년 독일이 처음으로 제도화한 이후 1차 세계대전 때 유럽의 다른 나라들과 미국이 뒤이어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