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에 대한 상습적인 폭언·욕설로 물의를 일으킨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구체적인 거취에 대해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추가 입장 발표를 예고 하고 있어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갑질 논란이 불거지자 일단 사태를 수습하는 차원에서 `꼼수 사퇴 카드`를 내민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윤 회장은 27일 언론에 보낸 입장 발표문을 통해 "방송에 보도된 저의 언행과 관련해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오늘 이후 즉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자숙의 시간을 가지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대웅제약은 앞으로 전승호, 윤재춘 공동대표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대웅제약 창업주인 윤영환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인 윤 회장은 검사 출신으로, 1995년 대웅제약에 감사로 입사한 뒤 이듬해 부사장에 임명되면서 2세 경영을 시작했습니다.
올해 3월에는 오너경영인(윤재승)-전문경영인(이종욱) 공동 대표체제가 6년 만에 2인 전문경영인 공동 대표체제로 바뀌면서 대웅제약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습니다.
윤 회장이 이번 갑질 물의로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현재 맡고 있는 대웅제약 이사회 의장과 지주회사인 대웅의 대표이사직에서도 물러날지가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그러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만 했을 뿐 정확히 어떤 직위를 내려놓을지, 완전히 경영에서 손을 뗄 것인지 등 향후 행보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아 의구심만 커지고 있습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이사회 의장직 사퇴 등과 관련한 구체적인 사항은 현재 내부 검토 중"이라며 "추후 입장 발표를 통해 알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회사 안팎에서는 윤 회장이 모든 직위 직책을 내려놓지 않는다면 여전히 투자나 인사 등 대웅제약의 주요 경영 사안에 대한 의사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윤 회장은 대웅제약에서 대표자리에서 물러난 뒤에도 부대 내 살림을 챙기는 `행정보급관` 역할을 해온만큼 사퇴 입장을 밝힌 후에도 경영에 전혀 관여하지 않을 순 없을 것"이라며 "논란이 잠잠해지면 다시 경영 일선에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