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7.51포인트(0.54%) 하락한 25,162.4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1.59포인트(0.76%) 내린 2,818.3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96.78포인트(1.23%) 하락한 7,774.12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들은 터키 금융시장 불안과 신흥시장으로의 확산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터키 정부는 이날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120%로 올리는 등 미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 관세를 대폭 인상했다. 터키 법원은 또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의 석방을 재차 거부했다.
브런슨 목사 구금은 미국과 터키가 격한 마찰을 겪게 된 중요한 원인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미국산 전자제품 보이콧을 주장하는 등 미국과 대결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반복적으로 내비치는 가운데 나온 조치로, 터키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할 것이란 우려를 키웠다.
달러-리라화는 이날 장중 한때 5.8리라대까지 내리는 등 가파른 상승세(리라 약세)는 멈췄다.
하지만 리라화 반등은 당국이 은행의 스와프 거래 한도를 은행 지분의 25%까지로 추가로 낮추는 등 직접적인 거래 규제를 강화한 탓이지, 불안 요인이 해소된 영향은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카타르가 이날 터키에 150억 달러 경제 지원을 약속한 점은 일시적으로 리라화에 강세 재료로 작용했지만, 영향이 지속하지는 못했다.
반면 아르헨티나에 이어 인도네시아가 자국 통화 약세 방어를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고, 홍콩과 인도 등은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등 터키 불안이 다른 신흥국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점은 투자 심리를 억눌렀다.
중국 경기에 둔화 가능성도 주가 하락 압력을 더했다.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중국의 고정자산 투자가 약 20년 만의 최저치인 5.5% 증가에 그친 점이 경기 둔화 우려를 자극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여기에 중국의 대표적인 IT기업 텐센트가 이날 시장 예상보다 부진한 2분기 실적으로 내놓으면서 주가가 큰 폭 하락하는 등 불안 요인이 겹쳤다. 텐센트 주가 하락은 기술주 전반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또 미국 대표적인 백화점인 메이시스의 주가도 2분기 매출 부진으로 16% 폭락하며 유통주의 불안을 자극했다.
이밖에 서부텍사스원유(WTI)가 미국 재고 증가 등을 이유로 3% 폭락하는 등 주가 약세 요인이 여러 방면에서 제기됐다.
다우지수는 장중 한때 300포인트 이상 급락기도 했다. 다만 장 후반에는 낙폭을 줄였다.
미 경제방송 CNBC는 트럼프 행정부가 철도나 파이프라인 등 공공 인프라 사업에도 미국산 제품을 우선 사용하도록 하는 `바이 아메리카` 행정 명령을 내놓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런 소식도 장 후반 주가 반등에 일조했다.
종목별로는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발언 조사 관련해 소환장을 발부했다는 소식으로 테슬라 주가가 2.6% 내렸다.
업종별로는 유가 폭락으로 에너지주가 3.51% 내려 가장 부진했다. 글로벌 경기 및 무역 둔화 우려로 재료 분야도 1.55% 하락했다. 기술주는 1.07% 내렸고, 유통주가 집중된 임의 소비재 분야도 1.22%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양호했지만,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는 역부족이었다.
미 상무부는 지난 7월 소매판매가 전월대비 0.5% 늘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0.1% 증가였다. 전년 대비로는 6.4% 상승했다. 탄탄한 소비 증가 추세가 확인됐다.
미 노동부는 2분기 비농업 생산성 예비치가 전 분기 대비 연율 2.9%(계절 조정치) 상승했다고 밝혔다. 2분기 상승률은 3년여 동안 가장 높다. 시장의 기대치는 2.4% 상승이었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하는 8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도 전월의 22.6에서 25.6으로 상승했다. 시장 전망치는 20.0이었다.
반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7월 산업생산이 전월대비 0.1%(계절 조정치) 늘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 전망치 0.3% 증가에 못 미쳤다.
6월 기업재고는 전달대비 0.1%(계절 조정치) 늘어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웰스파고에 따르면 8월 주택시장지수는 67로, 전월의 68에서 소폭 하락했다. 시장 예상과는 부합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터키 불안의 신흥국 전이 조짐을 우려했다.
크레셋 웰쓰의 잭 알빈 공동창업자는 "어제 다소 안도하긴 했지만, 불안의 전염 효과가 다소 있는 것 같다"며 "상품 가격이 하락했고, 통화도 약세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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