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주말 갑작스런 고혈압약 발암물질 소식에 놀라셨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고혈압 치료제에 사용되는 중국산 원료 의약품에 발암 가능성이 있는 불순물이 포함됐다며 관련 제품의 판매를 금지했는데요,
문제가 된 219개 품목 중 91개 품목에 대한 판매 중단 처분은 해제됐지만 제약사와 1,000만 고혈압 환자의 혼란은 오히려 가중되고 있습니다.
전민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식약처가 주말인 지난 7일 중국 제지앙 화하이사가 제조한 '발사르탄'을 원료로 사용한 고혈압약에 대해 잠정 판매 금지와 사용 중지 조치를 내렸습니다.
발사르탄은 혈관을 수축하는 호르몬을 억제해 혈압을 낮춰주는 성분인데,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일부 발사르틴에 NDMA라는 2급 발암 가능 물질이 검출됐기 때문입니다.
식약처는 부랴부랴 82개 제조업체를 방문해 판매 중지 조치가 내려진 219개 품목에 대해 문제의 '발사르탄' 사용 여부 확인에 나섰고, 오늘 오전 8시 기준 해당 원료가 사용되지 않은 91개 품목에 대해 판매 중지와 제조 중지를 해제했습니다.
[인터뷰] 안만호 식약처 대변인
"현재 고혈압치료제 219개 품목중에서 187개 품목에 대해 점검했고 그 중에서 91개 품목은 판매 중단을 해제했다. 나머지 128개 제품은 잠정 판매 중지 및 제조 중지 유지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시판되는 고혈압약은 총 2,690개에 달하지만 이번에 판매 중단된 고혈압약은 그 중 일부일 뿐이어서 대체 치료제가 충분하다는 것이 식약처의 입장이지만 매일 고혈압약을 복용해야 하는 환자들은 여전히 불안합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고혈압약은 어르신들이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식약처에서 병원들에 후속조치를 지시해달라"는 등의 청원이 잇따랐고, 식약처 홈페이지는 문제의 품목을 확인하려는 환자들이 몰려 한때 사이트가 마비되기도 했습니다.
한편 한꺼번에 120여개 이상의 의약품이 판매 중단되는 사태를 맞은 제약업계에서는 '제2의 탈크 파동'이 되풀이될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9년 식약처가 발암물질인 석면이 함유된 '탈크' 원료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1,122개 품목에 대해 판매금지와 회수 명령을 내렸는데, 당시 제약업계는 중소 이미지 손상과 매출 하락으로 큰 타격을 입은 바 있습니다.
이번에도 값싼 중국산 원료를 복제약에 사용하던 한독약품, 알리코제약, 한림제약, 한국콜마 등 중소·중견 제약사들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반면 판매중지 대상에서 제외된 다국적제약사의 오리지널 의약품과 보령제약의 고혈압 신약 카나브 등은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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