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여러분, 투자자 여러분 청와대 정책라인에 인사가 있었습니다.
주로 경제정책에 관련된 수석들이 경질이 됐습니다. 홍장표 경제수석이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나 사실상의 경질이고 반장식 일자리 수석은 학교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그 자리를 정통관료 출신인 윤종원 OECD대사와 정태호 청와대 정책통인 정책기획비서관이 새로 임명됐습니다. 사회혁신 수석도 직무의 성격을 바꿔서 시민사회수석으로 새로 임명했습니다.
사퇴설이 돌았던 장하성 정책실장은 유임이 됐지만 조직상 관장하고 있는 수석들이 교체되면서 그간의 성과와 역할에 대한 주의 환기 혹은 경고를 받은 걸로 해석을 합니다.
저는 1년 전쯤 청와대 경제라인의 인선을 보면서 이 시간을 통해서 걱정을 한 적이 있습니다. 두 가지입니다. 업무를 너무 세분화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그 자리가 대부분 학자, 교수들로 채워져 있다는 지적을 한 바가 있습니다.
전 같으면 경제수석 한 명이 각 분야 비서관들을 데리고 할 일을 정책실장이 각 분야수석을 모시고 일을 하는 것인데 이 수석이라는 분들이 나름 이 정부의 경제정책을 만드는 데 기여한 교수들로 채워진 거죠. 그런데 직책상 상관인 장하성 실장은 사실 대선 전에서 다른 후보의 조언자 아니었습니까?
일이 효율적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기획 재정부 등 실무 공무원들은 경제 수석 실에도 일자리 수석 실에도 또 정책실장에게도 보고할 일이 생기고 또 그와 별도로 일자리 위원회도 있죠? 경제 보좌관 실도 따로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경제 정책의 컨트롤 타워가 어디냐는 해묵은 질문을 언론이 하게 된 거죠?
인사가 만사라고 합니다. 1년 만에 청와대의 경제정책 라인의 교체는 사람을 잘 못 썼다기 보다는 구조를 너무 복잡하게 만들어 놓은 탓도 크다고 봅니다. 비서관들이나 행정관들이 더 기민하게 움직일 수 있는 조직이 되어야 정부 부처와 원활한 소통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정부의 경제 정책의 근간은 이미 세워져 있습니다. 소득주도 성장, 공정 경제, 혁신성장입니다. 아직도 많은 국민들이 그 개념과 상호간에 어떻게 시너지를 내려고 하는 지에 대해 잘 모르겠다는 분들이 있지만 지금은 이 정책을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람과 조직이 더 필요합니다. 일을 해본 사람이 필요하다는 얘기죠.
경제수석에 정치색이 없고 업무추진력이 있다고 평가 받는 윤종원 대사를 발탁한 것은 그런 면에서 잘한 인사라고 평가합니다. 일자리 수석에도 노무현 정부 청와청와부터 대통령과 같이 근무했고 정무적 감각을 갖췄다고 평가 받는 정태호 비서관의 승진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이번 인사의 의미는 성과가 부진한 참모들은 냉정하게 평가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청와대의 조직이 효율적인가에 대한 일종의 문제제기도 포함되어 있다고 봅니다.
사실 이 정부 이제 1년 좀 더 지났습니다. 인수위 2개월이 없었다는 걸 감안해 보면 전 정부에 비해 일할 수 있는 기간은 채 1년이 안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아직 평가하기 어려운 기간일 수 있습니다만 지금부터 1년이 아마 가장 중요할 겁니다. 지난 1년은 사실 비교적 좋은 환경이었습니다. 전세계 경제가 좋았고 우리 수출은 사상 최고치였습니다. 트럼프가 보호무역주의를 한다고 했지만 사실 실제적인 조치는 이제부터 입니다. 우리 기업들이 내는 법인세는 이익의 증가세로 크게 늘었고 소득세와 부동산 관련 세금도 늘었습니다. 나라 곶간이 차고 넘칩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좋은 여건에서 일 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부터는 훨씬 어려운 환경에서 일하게 될 겁니다. 당연히 일해 본 이른바 선수들이 필요한 국면입니다.
그래서 요청합니다. 사무실에서 올라온 자료마만 보고 정책을 하지 마시고 현장을 다녀보시기를 바랍니다. 폼 나는 거시정책에만 매달리지 마시고 민생과 산업의 현장에도 가보시기를 바라고 국민들, 기업들, 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정책에 반영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금융시장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경제에 연습은 없습니다. 실험도 없습니다. 성과를 내는 2년차가 되기를 바라고 결국 국민들 잘 살게 만드는 경제정책을 성공시키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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