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문재인 정부는 지난 1년간 폭증하는 가계부채와 서민 금융부담을 줄이는 데 공을 들였습니다.
하지만 시장을 믿지 않고 정부가 모든 걸 주도하려 하다 보니 부작용이 적지 않았다는 평가입니다.
임원식 기자입니다.
<기자>
문재인 정부 들어 금융정책은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
주택담보 대출 규제를 강화해 가계 빚 증가에 제동을 거는가 하면 재벌의 금융 지배를 막기 위한 통합감독제 도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서민 금융부담을 줄이고 취약 채무자 보호에 나서는 `포용적 금융`이나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 핀테크 활성화 등도 눈에 띄는 부분입니다.
금호타이어와 STX조선, 한국GM 등 기업 구조조정 면에서도 비교적 만족할 만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입니다.
[인터뷰] 최종구 / 금융위원장
"큰 원칙으로서 이해 관계자의 고통 분담이라는 구조조정의 대원칙을 지키면서도 설득과 합의를 통해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 하는데 주력했다고 저희로서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큰 틀에서 혁신의 방향은 잘 잡았지만 아직 이렇다할만한 성과는 없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가계부채 문제의 경우 금융당국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계 빚에 제동을 걸고 나선 건 적절했지만 대출 억제만으로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낙후된 국내 금융산업을 끌어올리기 위한 청사진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도 아쉬움으로 꼽힙니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금융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디지털 금융의 성장세가 두드러지지만 이렇다 할 육성책이 없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무엇보다 `적폐 청산`과 `금융 쇄신`이라는 이름 아래 정부가 민간 회사들과 대립각을 세우며 모든 것을 주도하려 한다는 점이 가장 걱정스런 부분입니다.
[인터뷰] 이병태 / 카이스트 경영학 교수
"기업의 의사결정이나 자율에 의해 할 것까지 정부가 다 획일적인 규제를 가하고 있으니까... 그게 개혁이 아니고 규제와 관치 확대인데 왜 개혁이란 말로 포장하는지 모르겠어요. 개악이거든요."
삼성생명에 삼성전자 지분을 팔 것을 요구한다든지, 확정되지 않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을 발표한 게 대표적인 예입니다.
지난 1년간 모든 걸 바꾸겠다고 나섰지만 결국 바뀐 건 금융개혁을 외치던 금감원장 두 명 뿐이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한국경제TV 임원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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