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남양주 다산신도시 택배 논란이 10일 온라인을 강타했다. 다산신도시 내 한 아파트에서 단지 내 택배 차량의 지상 진입을 통제해 마찰이 빚어진 것인데, 아파트 주민의 `갑질논란`으로 번지며 누리꾼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10일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CJ대한통운 등에 따르면, 관리사무소는 지난 1일부터 택배 차량의 단지 내 지상 진입을 통제했다.
지상 주차장이 없는 이 아파트에서는 그동안 소방차나 경찰차, 택배 차량 등 아파트에 필수 용무가 있는 차량 진입만 허용해 왔다.
그러나 지난 2월, 단지 내에서 후진하던 택배 차량에 어린이가 치일 뻔 한 일이 발생하자, 관리사무소는 3월 한 달간 주민들의 여론을 수렴해 택배차 지상 진입을 막기로 했다.
관리사무소는 택배 업체들에 지하 주차장을 이용하거나 정문이나 측문에 주차한 후 카트로 배달해 달라고 요구했다.
CJ대한통운 등 택배 업체들은 크게 반발했다. 해당 아파트 지하주차장 진입로 높이는 2.3m로, 2.5m가 넘는 일반 택배차량은 진입할 수 없는데다 카트를 이용하면 대량의 택배 물품을 운반하기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불만이었다.
일부 업체는 지하 주차장 진입이 가능한 낮은 차량을 이용하는 등 관리사무소의 요청을 받아들였지만, CJ대한통운 등 배달 물량이 많은 주요 업체가 택배를 집까지 배달하지 않고 정문 근처에 쌓아 둬 저녁마다 정문 인근 도로에 택배가 가득 쌓이는 풍경이 연출됐다.
이 사연은 각종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해 커지며 논란거리가 됐다. 특히 관리사무소 측에서 주민을 상대로 배포한 안내문 내용이 함께 퍼지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관리사무소가 배포한 안내문에는 `택배기사가 정문으로 찾으러 오라고 하거나 놓고 간다고 전화/문자 오면→파킹후 카트로 배달 가능한데 그걸 왜 찾으러 가야 하죠? 그건 기사님 업무 아닌가요?`라고 응대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논란에 대해 "어린이들이 특히 많이 사는 단지라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치"라며 "3월 한 달간 택배 회사들과 협의를 마쳤고 대다수가 협의 내용을 따르는데, 일부 업체만 무책임하게 택배를 쌓아두고 배짱영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택배 업체 관계자는 "오죽하면 그랬겠냐`며 "(정문에서) 가까운 곳은 카트를 이용하거나 직접 배달하고 물량이 너무 많거나 거리가 너무 멀 경우에만 문자를 보내며 양해를 구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갈등이 커지자 아파트 주민대표단과 택배업체 측은 합의점을 찾고 있다. 지하 주차장 출입구나 차량 높이를 조정하는 안 등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산신도시 아파트 관리소 관계자는 이번 택배 논란에 대해 "업체에서 되도록 높이가 낮은 차량을 이용하고, 물량이 너무 많은 경우에는 아파트 측에서 택배 차량 진입을 허용하는 쪽으로 합의점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산신도시 택배 논란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