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삼성증권에서 벌어진 사상 초유의 배당사고로 인해 국내 주식시장 시스템 전반에 대한 불신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일본이나 중국 등 해외에서는 이같은 사고가 증시를 교란시켰을 때 어떻게 상황을 수습했을까요?
방서후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입력 실수 사고를 지칭하는 '팻 핑거(Fat Finger)'라는 용어가 생길 만큼 증시에서는 주문 실수가 가져오는 파장이 큽니다.
해외에서는 당사자의 주문 실수 행위는 물론, 이같은 실수를 잡지 못해 시장에 혼란을 가져온 증권사와 거래소, 관계 당국에도 엄중한 책임을 묻고 있습니다.
먼저 일본에서는 지난 2005년 12월 미즈호증권의 한 직원이 상장 후 첫 거래를 시작한 제이컴의 주식 한주를 60만엔에 매도하려 했으나 1엔에 61만주를 매도하는 바람에 니케이지수가 300P나 폭락하며 증시가 출렁였습니다.
제이콤의 발행주식 총수는 1만4,500주로, 42배에 달하는 가공의 주식을 팔아치운 미즈호증권은 이를 회수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써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도쿄증권거래소(TSE)의 시스템 오류가 밝혀지며 당시 최고 경영자가 사임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에서도 2013년 유사한 사례가 있습니다.
모의투자를 하던 광다증권 트레이더의 주문이 실거래에 반영되면서 70억 위안 가량의 주문 실수가 발생했습니다.
이로 인해 광다증권은 거래 당일에만 1억9,400만 위안의 손실을 입었고, 역시 내부 시스템 설계 오류가 밝혀지며 사장이 사임한 것은 물론, 상하이거래소의 신뢰도 추락했습니다.
결국 이번 삼성증권 사태 역시 있지도 않은 주식이 거래되고, 이를 잡아내지 못한 허술한 시스템과 관리·감독에 대한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인터뷰>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시스템에 대한) 보완이 강화되지 않은 제도와 일부 도덕적 해이를 가진 직원들이 만든 정말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다. (증권사에 대한) 본격적인 신뢰라든가 금융기관 전체에 대한 신뢰와 관련된 이슈로 커지면서 자본시장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확산되는 이슈로..."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3년 한맥투자증권이 주문 실수로 462억원의 손실을 입고 파산한데 이어, 지난 2월에는 케이프투자증권이 주문 실수로 연간 당기순이익의 절반에 달하는 손실을 봤습니다.
전문가들은 증시 규모가 나날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팻 핑거'에 힘을 쓰지 못하는 증시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과 구축이 필요다고 입을 모읍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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