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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준 기자의 알투바이오] 휴젤의 재미있는 '도발'…'순한맛'을 '아주 매운맛'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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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투바이오는 `알고 투자하자 바이오`의 줄임말입니다. >>

보툴리눔톡신(일명 보툭스) 제조업체인 휴젤이 히알루론산(HA) 필러의 변신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휴젤은 그동안 미용·성형외과 분야에서 비뇨의학과(비뇨기과가 최근 명칭을 개칭함)로의 진출을 확대하면서 재미있는 임상시험을 전개했습니다.

휴젤의 재미있는 HA필러 임상시험 결과와 비뇨의학과 시장 진출에 대해 점검해 봤습니다.

▲ 비뇨의학으로 눈을 돌리는 휴젤

국제 임상시험 등록사이트 클리니컬트라이얼즈(clinicaltrials.gov)에 따르면, 휴젤은 지난 2016년 7월 HA필러(상품명 Volus)에 대한 적응증 확대 임상시험(비교실험)을 시작합니다.

임상시험 내용은 일시적인 음경확대 치료(Temporary Penile Enhancement, 흔히 왜소증 치료)입니다.

임상환자 모집군은 20세이상 65세이하의 총 68명의 남성(참가자)을 대상으로 무작위로 실시했습니다.

실험군에는 볼루스(Volus)를 투약하고, 대조군에는 바세린(baseline)을 투여해서 4주, 12주, 24주의 변화를 관찰하는 것입니다.

임상시험에 포함된 표준(기준, criteria)에서 재미있는 부분은 임상시험 참가자에 대한 질문(SQQ)인데요.

참가자에게 임상시험 수행자는 당신의 음경 사이즈에 대한 비율을 물어보는 것(How do you rate your penile size?)입니다.

다소 민망한(?) 대목인데요.

답변 역시 `매우 순한맛`(very small), `순한맛`(small), `보통`(normal), `매운맛`(big), `아주 매운맛`(very big)으로 답변하도록 구성했습니다.

여전히 의기소침할 수 있고, 민망(?)하게 만드는 대목입니다.

▲ 임상시험 마치고 제품 출시한 휴젤

임상시험의 마지막 결과는 지난해 8월에 마쳤습니다.

휴젤은 지난해 10월말 `일시적 음경둘레 확대`의 목적으로 `더채움 쉐이프 10`(HA Dermal Filler, 10㎖) 주사제를 출시했습니다.

회사측은 안면에 비해 많은 양이 필요한 만큼 제품 용량을 기존 안면 필러의 1㎖에서 별도로 개발한 10㎖ 대용량 주입으로 늘렸습니다.

경쟁이 격해지고 있는 보툴리눔톡신과 HA필러 시장에서의 사업다각화를 위한 목적입니다.

보툴리눔 톡신 주사제의 경우 주름이나 표적을 만드는 근육의 일정 기간 마비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는 반면, HA필러 주사제의 경우 피부의 꺼진 부위를 메우거나 도톰하게 채워주며, 상실된 볼륨감을 되찾아줌으로서 주름을 펴주는 보충제 역할을 합니다.

피부 미용에 활용되는 필러는 크게 칼슘/콜라겐(collagen)필러, PMMA(polymethyl methacrylate)필러, 그리고 피부 속에서도 존재하는 다당류의 일종인 히알루론산(HA) 필러 등으로 구분됩니다.

국내 필러 관련 시장 규모는 2015년 1,096억원으로, 5년간 연평균 27.4% 성장했고, 지난해에는 시장 규모가 1,500~1,700억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HA필러 시장이 커지면서 국내 바이오기업들도 일제히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보툴리눔톡신 1위업체인 메디톡스를 비롯해 휴온스글로벌의 계열인 휴메딕스, 일동제약, LG화학(구 LG생명과학) 등이 진출해 있는 상황입니다.

▲ 휴젤의 선택, 성공하려면?

대부분 비뇨의학과에서의 남성들의 성상담은 크게 3가지로 분류됩니다.

하나는 발기부전이며, 또 하나는 왜소증, 다른 하나는 조루증입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발기부전과 조루증의 경우 치료제가 있어 큰 부담이 없지만, 왜소증의 경우 대부분 확대시술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기존 음경확대를 위해서는 절개후 보형물을 이식하는 방법이 주로 쓰이지만, 이물질 삽입으로 인한 부작용 등의 우려가 끊이지 않았던 게 사실입니다.

▲ 휴젤 `더 채움`, 꺽이는 성장세 돌파구될까?

틈새시장이라 할 수 있는 곳에 휴젤이 진출했다는 분석도 이 때문에 나오는 것입니다.

이와 비슷한 사례 역시 다국적 제약사의 블록버스터급(대형 품목)에도 있기는 합니다.

세계1위 제약기업인 미국 화이자의 비아그라가 대표적이죠.

비아그라는 원래는 협심증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임상시험 과정에서 남성 발기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탄생하게 됐습니다.

미국 머크(MSD) 역시 전립선비대증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한 프로페시아가 연구과정에서 모발의 성장을 촉진시킬 수 있다는 점이 밝혀지면서 탈모 치료제로 나오게 됐죠.

휴젤은 지난 4분기 연결기준으로 501억원의 매출액(후젤파마와의 합병 포함)을 기록했습니다.

전분기(3분기) 415억원에 비해 선전했지만, 분기 매출액 성장률은 2분기 4.3%, 3분기 -9.9%, 4분기 20.5%를 기록했습니다.

▲ 메디톡스·휴메딕스도 뛰어든 남성 HA필러 시장

다른 필러 제조업체들도 휴젤에 이어 HA필러의 음경 확대를 위한 용도 확장에 나서고 있습니다.

휴메딕스는 지난해 7월부터 `엘라비에`로 음경확대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중이며, 메디톡스도 지난해 10월 `포텐필`에 대한 임상시험 승인을 받고 임상시험을 시작했습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보톡스가 기존 미간주름에서 과민성 방광, 편두통 등 치료 영역을 확장하는 것처럼 필러도 사용 범위를 넓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휴젤은 미용·성형 위주의 필러 매출구조를 비뇨의학(비뇨기) 시장으로도 확대해 다양한 시장에서의 필러 활용도를 높일 계획아라고 설명했습니다.

여성들의 전유물이라 여겨졌던 미용·성형 관련 HA필러가 남성들에게도 똑똑한 아이템(?)으로 자리잡을 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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