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금호타이어는 법정관리냐 해외 매각이냐라는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한 때 타이어 분야 1위를 호령했던 금호타이어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요. 김정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오늘(30일)을 끝으로 채권단의 지원이 끝나는 금호타이어는 법정관리 후 부도의 길을 걷느냐, 해외로 팔려 나가느냐 벼랑 끝 상황입니다.
1960년 처음으로 타이어를 시장에 선보인 이후 한때 업계 1위는 물론 한국타이어와 시장을 양분하며 타이어 명가의 명맥을 이어왔지만 현실은 냉엄합니다.
지난해 전 세계 업황은 양호했던 상황에서 한국타이어는 2위권과의 격차를 더욱 벌렸고, 넥센 역시 두 자릿수 이익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조 단위의 시설투자가 필요하고 타이어 공급업체를 여간해서 바꾸지 않는 상황을 고려하면 이토록 안정적인 시장에서 금호타이어의 급격한 쇠락은 쉽게 설명할 수 없다고 업계는 말합니다.
결국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무리하게 대한통운과 대우건설 인수에 나선 것이 화근이라는 설명입니다.
<인터뷰> A증권사 수석 연구위원/타이어부문
“이렇게 위기에 빠진 것은 경영진(오너)이 무리하게 M&A 추진하다 그 부담이 금호타이어에 돌아간 것. (한국타이어/넥센과 비교해 경영진) 매니지먼트 퀄러티 차이가 난 것”
타이어에서 번 돈을 R&D·증설 등 미래를 위해 쓰지 못하고 금호산업·고속 등 M&A로 돌리는 등 오너의 지배권을 위한 창구로 전락해 경영난에서 헤어날 수 없었다는 지적입니다.
여기에 강경한 노조와 원칙을 잃은 채권단의 행보도 이번 금호타이어 몰락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인터뷰> 타이어업계 관계자
“완성차 부품사로 들어가는 데 부품 공급 차질이 생기면 부품사는 신용도에 타격 받을 수 밖에 없다. 그것도 워크아웃때부터 데모, 연 수 차례, 총파업 하니까 오랜 기간 동안”
결국 무능한 오너와 경영진, 양보없는 노조 같은 내부적인 원인과 함께 중국업체의 약진, 채권단의 갈지(之)자 행보 같은 외부요인이 더해지면서 '왕년의 명가'를 망가뜨렸다는 지적입니다.
해외매각과 법정관리의 최종 결과와 상관없이 엉터리 구조조정이 낳은 금호타이어의 명운도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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