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학(36)이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으면서 국내 사형제도의 현황과 과거 사형이 선고된 사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현재 사형 판결을 확정받고 국내 교정시설에 수용된 미집행 사형수는 총 57명이다. 국군교도소에 수감된 군인까지 포함하면 미집행 사형수는 총 61명으로 늘어난다.
가장 최근 판결이 확정된 사형수는 2014년 육군 22사단 일반전초(GOP)에서 총기를 난사해 동료 5명을 살해한 임모(26)씨다. 대법원은 2016년 2월 임씨에게 사형을 선고한 고등군사법원의 판결을 확정했다.
민간인 중에서 이영학 이전에 마지막으로 사형선고를 확정받은 이는 전 여자친구의 집을 찾아가 부모를 잔인하게 살해한 20대 대학생 장모(28)씨였다. 대법원은 2015년 8월 사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장씨 선고 이전의 사형 확정선고는 2010년 6월 배에 탄 남녀 여행객 4명을 바다에 빠뜨려 살해한 어부 오모씨에게 내려졌다.
연쇄살인범 유영철과 강호순 등도 사형을 확정받고 수용돼 있다. 사형확정자는 형집행법에 따라 사형 집행시설이 설치된 교도소나 구치소에 수용된다. 교정시설 내 번호표와 거실표가 붉은색으로, 다른 수용자들과 구분된다.
사형이 집행되려면 관할 검사장이 먼저 검찰총장에게 사형집행을 구신(具申·상관에게 보고)하고, 검찰총장이 이를 검토한 뒤 법무부 장관에게 집행을 구신해야 한다. 사형집행명령은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에게 내린다.
정부 수립 이래 1949년 살인범에 대한 첫 사형집행을 시작으로 1997년까지 모두 920명에 대해 사형집행이 이뤄졌다.
군인과 민간인을 모두 포함한 실제 사형집행은 1997년 12월 이후 20년 넘게 멈춰 있다. 군인의 사형이 집행된 것은 1985년 9월이 마지막이다. 국제앰네스티는 한국을 실질적 사형폐지 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사형제도에 대한 찬반양론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사형집행을 재개하기는 불가능하다는 게 법조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사형제 폐지를 둘러싼 논란도 뜨겁다. 헌법재판소는 2010년 2월 사형제도에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입법론적 해결을 위해 제15대 국회를 시작으로 매 국회에 사형제도 폐지 특별법이 발의됐으나 매번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한국법제연구원이 발표한 2015년 국민 법의식 조사에서 응답자의 65%가 사형제 폐지에 반대했으며, 34.2%가 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