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593.37

  • 12.57
  • 0.49%
코스닥

748.33

  • 8.82
  • 1.19%
1/4

[김동환의 시선]기계의 공포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뉴스 듣기-

지금 보시는 뉴스를 읽어드립니다.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김동환의 시선]기계의 공포

주요 기사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시장을 향한 신선한 시각……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기계의 공포입니다.

시청자 여러분, 투자자 여러분 밤새 안녕하셨습니까? 저는 오랜만에 밤을 꼬박 새웠습니다. 이십 년 이상 자본 시장에 있다 보니 뭐랄까 아주 싸한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 어제 저녁이 꼭 그렇더군요. 빠지긴 해도 그저 한 1% 정도로 마무리 되겠구나 하는 순간 갑자기 하락세를 키워가더니 몇 분 만에 2%, 3%, 4%, 5%, 6%을 뚫고 내려갔습니다.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악몽을 꾸고 있는 건가 싶었습니다. 그 후 급 반등을 하면서 한 때 2%대로 낙 폭을 줄이는 가 싶더니 다시 낙폭을 키워서 결국 4% 중반 하락으로 끝이 났죠? 순간이었습니다.

우리 시간으로 6시에 미국 뉴욕시장을 마무리하기 전에 미국의 경제방송은 뉴욕증권거래소 사장을 플로어에 불러내더군요.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시스템에 문제가 없느냐고 말입니다. 대답은 당연히 아무 문제없다는 거였습니다. 시스템에 무슨 문제가 있었을까 하는 정도의 단기 낙폭이었습니다. 결국 어제의 발작증세는 시스템에 의한 거였습니다. 급락세에 당황한 진행자들의 입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말이 기계적인 매도였고 ETF였습니다.

밤새 거래를 보니 반등 시에 거래는 많지 않았고 낙폭을 키울 때는 거래가 급증했습니다. 매도는 지치지 않았고 매수는 열광적이지 않았다는 겁니다. 약할수록 더 매물을 내놓는 이른바 프로그램 매도, 기계가 만드는 공포에 사람들이 어쩔 줄을 몰라 뛰어다니며 소리를 질러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무슨 사이보그가 설쳐대는 공포영화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지난 1년간 주가가 오른 건 순전히 자기가 잘 해서 그런 거라고 호들갑을 떨던 트럼프의 백악관은 긴급성명을 내고 미국 경제 펀더멘털에 문제가 없다고 했습니다. 자넷 옐런의 뒤를 이은 제롬 파월은 그의 임기 첫날에 참담한 신고식을 치렀습니다. 시장이 그를 길들이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사실 그럴 겁니다. 거의 100%라던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상당히 줄어들 겁니다. 시장은 나를 함부로 건들면 다친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습니다. 제롬 파월에게는 경고를 보내고 있고 트럼프에게는 긴장을 늦추지 말라고 합니다.

우리 시장으로 시선을 돌려보십시다. 지난 1월에 우리 코스닥은 전 세계 주요증시 가운데 상승률 1위였습니다. 15%가 올랐습니다. 11월부터 3개월 동안 무려 30%가 올랐습니다. 어제, 오늘의 하락은 구구절절이 이유를 찾습니다만 결국 단기에 많이 오른 것이 이유입니다. 뉴욕 시장도 마찬 가지입니다. 추세 반전이라고 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어제 밤 기계들이 쏟아내는 그 거대하고 신속한 매물을 보고나니 그저 빠질 만큼 빠진 거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괜히 밤 세워 시장을 봤나 싶기도 합니다. 시장은 회복될 것입니다. 그러나 수익을 낼 수 있는 사람은 극도로 제한될 것입니다. 극도의 공포를 이겨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왜 빠지는 건지 모르는 상황에서 기계적으로 터져 나오는 매물을 보면서 전혀 색다른 공포를 느껴본다면 그것을 이길 재간은 많지 않을 겁니다.

역시 공짜 점심은 없습니다. 차근차근 여러분의 포트폴리오를 점검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왜 샀는지 모르는 주식은 왜 팔아야 하는 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팔게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정말 이 극도의 공포감을 이길 자신이 있으시면 꼭 사야 하는 이유가 있는 주식들을 한번 찾아보시기를 바랍니다. 기계는 냉정합니다. 그러나 그 기계를 움직이는 건 결국 인간입니다. 안전 밸트를 꽉 매고 이 큰 변동성의 구간을 잘 버티셔야겠습니다. 저희 증시라인이 여러분 곁에 있겠습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잠시 후에 다시 뵙겠습니다.

한국경제TV  제작1부  박두나  PD
 rockmind@wowtv.co.kr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