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그라운드`를 필두로 `야생의 땅 듀랑고`까지 `생존`을 테마로 한 게임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현실을 반영한 설정과 게임내 치열한 생존 경쟁이 몰입감을 높이고, 그 안에서 성장과 승리를 경험하며 현실에 지친 젊은층이 위안을 받는다는 분석이다.
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이 지난달 25일 출시한 `야생의 땅: 듀랑고`는 출시 5일만인 같은달 30일 누적 다운로드 횟수 230만 건을 넘기며 인기몰이중이다.
듀랑고는 현대인이 공룡시대로 워프해 생존해 나간다는 세계관을 기반으로 둔다. 유저는 맨손으로 야생의 땅을 개척하기 시작해 사냥, 제작, 건설, 요리, 농사 기술을 익혀 성장하게 된다.
듀랑고는 출시 초기임에도 고른 세대에서 공감을 얻고 있다.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듀랑고의 첫주 이용자 분포는 10대 32%, 20대 30%, 30대 22%, 40대
15% 등으로 파악됐다. 10대가 주로 즐기는 라이더나 30∼40대에 편중된 리니지 시리즈와는 다른 양상이다.
차양명 와이즈앱 대표는 "리니지M, 리니지2 레볼루션과 달리 전 세대에서 고루 인기를 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윤모(32·여)씨는 "기존 MMORPG 게임은 마법, 몬스터 처럼 잘 모르는 설정이 많았는데 듀랑고는 현실 자연이 배경이라 쉽게 몰입할 수 있다"라며 "마치 예능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의 주인공처럼 야생에서 살아남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게임의 제작을 총괄한 이은석 왓스튜디오 디렉터는 게임 출시 간담회에서 "아무도 만들어보지 않은 새로운 장르의 게임을 만들고자 했다"며 "인간의 원초적인 로망과 욕망, 사회건설 욕구를 담았다"고 밝힌 바 있다.
펍지의 배틀그라운드 인기도 여전하다. 배틀그라운드는 고립된 섬에서 100여명이 무기와 탈 것을 활용해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해 경쟁하는 1인칭 슈팅(FPS) 게임이다.
전세계 이용자가 3천만명에 달하고 게임 플랫폼인 스팀 동시접속자 수는 300만명을 넘었다.
배틀그라운드 유저 최모(30)씨는 "서로의 전투 능력만 겨루던 기존 FPS게임과는 다르게 배틀그라운드는 눈치, 운 같은 요소가 크게 작용한다는 점에서 현실과 비슷해서 몰입도가 크다"며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치열하게 경쟁했는데 그중 내가 살아남았다는 뿌듯함도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생존` 게임 트렌드는 판타지 세계를 배경으로 한 전투 위주의 최근 대부분의 MMORPG와 구별된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리니지M, 리니지2 레볼루션의 성공 이후 모바일 MMORPG는 줄곧 앱 마켓에서 최고 매출 순위 1∼2위를 지키고 있는 리니지M, 리니지2 레볼루션은 리니지 IP(지식재산권)의 향수를 바탕으로 주로 30∼40대에서 인기를 끌지만, 시리즈를 꾸준히 즐겨온 유저만 공감할 수 있는 설정때문에 초보자가 접근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것이 약점이다.
이재홍 숭실대 교수는 "생존해야 한다는 절박감을 내재하고 있는 젊은 세대들이 생존을 테마로 한 게임에 더욱 쉽게 몰입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가상 세계 캐릭터에 동질감을 느끼고 위안을 받으며 휴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