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ebola), 지카(zika),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에 이어 인류를 위기로 몰아넣을 새로운 바이러스는 무엇일까.
25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우리는 다음 전염병 대유행(pandemic)에 준비가 돼 있을까`를 주제로 한 토론 세션이 마련됐다.
이날 세션에서는 글로벌화된 오늘날의 세계에서 대유행병은 피할 수 없는 만큼 인류는 새로운 치명적인 질병의 물결을 각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올해는 인류 역사상 최악의 질병인 스페인 독감이 발병한 지 정확히 한 세기가 지난 시점이다.
스페인 독감은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기 위해 유럽으로 건너온 미군에 의해 발생했는데 4년 동안의 전사자보다 더 많은 5천만명의 목숨을 불과 2년 만에 앗아갔다.
당시 인도에서는 전체 인구의 5%가 스페인 독감으로 사망하면서 역사상 유일하게 인구 감소를 경험했다.
항바이러스제와 항생제 등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1957년과 1968년에도 독감으로 인해 수백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2003년 사스는 770명의 사망자를 기록했고, 에볼라로 인해 2014∼2015년 서아프리카에서 1만1천명이 사망했다.
2015년 남아메리카에서 발생한 지카 바이러스는 신생아에 영향을 미치면서 과학자들을 충격으로 밀어넣었다.
엘하지 아 시 국제 적십자·적신월사 연맹 사무총장은 "대유행병은 인류의 실재하는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닥쳐오는 줄은 알지만 그것을 멈출 수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 내 전염병 전문가인 실비 브리앙은 "독감은 호흡기 바이러스의 일종으로 쉽게 전염되는데다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이미 감염된다. 그래서 통제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날 우리는 더 연결돼 있고, 더 빨리 세계를 여행하면서 전염병에 취약해져 있다"면서 "우리가 여행을 하면 바이러스도 우리와 함께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세션에서 전문가들은 전염병 발병으로 인한 경제적 충격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몇몇 정부와 다국적 제약회사, 재단 등이 참여하는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의 리차드 해쳇 사무국장은 한국이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로 인해 100억 달러(약 10조6천억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전했다.
억만장자 자선사업가이자 마이크로소프트(MS)의 설립자인 빌 게이츠는 전 세계적인 유행병에 대비하는데 1년에 34억 달러(약 3조6천억원)가 들어갈 것으로 추산했으며, 인류가 대비하지 않은 유행병에 부딪힐 경우 손실 규모는 5천700억 달러(약 606조3천억원)에 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제는 새로운 바이러스를 대비한 백신 개발은 위험한데다 6개월 가량의 시간, 최대 2억달러의 비용이 들어간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많은 제약회사들은 백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 않다.
해쳇 사무국장은 "전염병이 돌기 전까지는 이러한 백신에 대한 사업적 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는데 한번 유행병이 돌면 모두들 존재하지도 않는 백신을 찾는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