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신기술과 스타트업을 통해 미래 투자 방향을 살펴보는 시간, '스타트업의 신'입니다. 신인규 산업부 기자 나와있습니다. 신 기자. 오늘 스타트업의 신 주제가 CES를 빛낸 한국의 스타트업인데, 우선 CES 하면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 박람회죠?
<기자>
네. 지난주에 개최된 CES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현지시간 12일에 마무리를 했는데, 라스베이거스하면 쇼의 도시잖습니까? 거기에 걸맞게 신기한 최첨단 기술, 거대 기업들의 한해 주력 제품과 신기술들이 여기서 공개되기 때문에 단순한 박람회가 아닌 세계 최대의 가전 쇼이자 IT의 미래를 미리 보는 자리라고 보셔도 되고요. 이 곳에서 우리 스타트업들이 맹활약을 펼쳐서, 올해 CES에서 주목을 받은 국내 스타트업들과 또 이 자리에서 짚어볼 수 있는 IT 산업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해왔습니다.
<앵커>우리 스타트업들이 올해 좋은 모습을 보였다는데 그 이야기부터 좀 들어볼까요.
<기자>
좋은 모습을 보였다, 라고 하면 눈에 띄는 결과물이 있어야겠죠. 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는 매년 CES에 참가한 기업들 가운데 각 분야별로 최고점수를 받은 기업에 ‘최고 혁신상’을 줍니다. 올해 CES에 참가한 전체 기업들이 3,900개가 넘는다고 하는데 이 가운데 최고 혁신상은 스물 여덟 개 밖에 주어지지 않습니다.
보통은 구글이나 삼성 같은 유명 기업이 받는데, 올해 CES에서는 한국의 스타트업인 룩시드랩스가 가상현실 분야에서 거대 기업들을 제치고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아 최고혁신상의 주인공이 되는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앵커>
역대 기록을 살펴보니 VR 분야에서 지난해는 구글 ‘틸트 브러시’가, 지지난해는 삼성전자의 ‘기어VR’이 최고 혁신상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이들을 제치고 한국의 스타트업이 최고 상을 받았다는 거죠. 룩시드랩스는 어떤 제품으로 최고 혁신상을 받았나요?
<기자>
룩시드랩스는 VR 기기를 만드는 스타트업입니다. 이번에 최고혁신상을 받은 제품은 룩시드VR이라는 헤드셋인데요, 겉보기에는 그동안에 나왔던 VR 헤드셋과 비슷합니다. 헤드셋에 스마트폰을 끼워서 사용하는 제품인데, 이 룩시드VR은 뇌파 센서와 시선 추적 카메라가 탑재돼 있습니다. 사용자가 가상현실 공간 안에 있을 때 뇌파나 시선, 동공 정보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도록 한 거죠.
예를 들어서 우리가 가상현실 광고를 볼 때 사람들의 시선이 어디에 어떻게 머무르는지, 어떤 생각이 드는지를 기록하고 활용할 수 있게 한 겁니다. 룩시드랩스 측은 이 제품이 마켓 리서치나 신경과학 분야 등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앵커> 엔터테인먼트 기기에서 산업용 기기로 VR 기기의 가능성을 넓혔다는 건데, 또 다른 분야에서 주목을 받은 우리 스타트업들도 있나요?
<기자>
네, 지난 번에 직접 최광진 대표가 이 자리에 출연했었죠? 에프엑스기어도 올해 CES에서 VR 헤드셋인 NOON VR로 혁신상을 받았고요.
삼성전자가 받아야 할 상을 하나 빼앗아 온 스타트업도 있습니다. 무슨 이야기냐면, 이번에 디지털이미징 부문에서 혁신상을 받은 한국의 스타트업인 링크플로우가 원래는 삼성전자의 사내벤처로 시작한 기업이거든요. 링크플로우는 이번 CES에서 ‘FITT 360’이라는 넥밴드형 360도 카메라를 내놓았습니다. 목걸이형 블루투스 이어폰처럼 목에 거는 형태인데 전면과 후면에 네 개의 카메라가 달려있고요. 그래서 목에 걸면 일인칭 시점에서 360도 풀HD 영상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실시간 스트리밍 기능이 가능해서 레저용 뿐 아니라 보안요원을 위한 기기로도 활용이 가능합니다. 올해 일본 보안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고요.
링크플로우의 사례처럼, 삼성전자는 C랩이라는 사내 벤처 프로그램을 지난 2012년부터 도입하고 가능성 있는 아이디어는 스타트업으로 분사를 시켜서 그 제품에 집중하도록 하는데 그런 노력들이 결실을 맺고 있는 모습도 이번 CES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앵커>
해외 스타트업들 가운데 주목할 기업, 또는 이번 CES에서 살펴볼 수 있는 산업의 방향성은 어땠는지도 궁금한데요.
<기자>
우선 부스 개수를 통해 살펴보면 스마트홈이 올해 가전시장을 지배하는 화두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분야에만 970개가 넘는 부스가 만들어졌거든요. 또 하나는 스마트카 시대가 생각보다 더 일찍 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기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말 인텔에 인수된 스타트업이 있었습니다. 모빌아이라는 이스라엘 기업인데요, 카메라 센서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로 꼽히는 기업인데 인텔에 인수된 뒤 이번 CES에서 레벨 5의 자율주행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을 내놨습니다. 레벨 5는 운전자가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자동차가 스스로 운전이 가능한, 자율주행의 마지막 단계인데 인텔이 스타트업 인수 후에 시너지를 내면서 자율주행 시대를 앞당기는 기술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았고요.
마지막으로 살펴봐야 할 것은 경쟁자로서 중국의 성장세입니다. 최근 몇 년간 CES에 참여하는 중국 기업들이 눈에 띄게 늘면서 CES가 차이나 일렉트로닉스 쇼라는 농담도 나오고 있는데, 특히 중국 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드론이나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중국이 양적 뿐 아니라 질적으로도 높은 수준에 다다랐다는 전언들을 가볍게 들어서는 안 될 때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삼성전자와 LG전자 외에도 우리 기업들이, 특히 스타트업들이 CES에서 주목받은 것은 고무적인 일인데요. 스타트업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함께 이들을 잘 키울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서 우리나라의 혁신 역량이 더 커지기를 바라봅니다. 지금까지 산업부 신인규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신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