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상·하원 의원을 선출하는 총선이 내년 3월에 실시될 전망이다.
일간 라 레푸블리카 등 이탈리아 언론은 의회 해산권을 가진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과 이탈리아 주요 정당은 내년 3월4일에 총선을 치르기로 잠정적으로 합의했다고 13일 보도했다.
이 같은 보도와 관련, 의회 관계자는 총선일이 3월4일로 결정될 가능성이 가장 높지만, 3월11일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날짜가 아직 공식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며 곧 최종 날짜가 공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총선은 이론적으로는 내년 5월20일까지 시행돼야 하지만, 주요 정당은 하루 속히 선거를 치르길 희망해왔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오는 22일로 예상되는 내년 예산안의 의회 통과 이후에 연내 의회 해산을 선포, 내년 3월 총선을 위한 첫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고 언론은 내다봤다.
한편, 총선이 내년 5월이 아닌 3월에 치러질 것이라는 소식에 이탈리아 국채 10년물의 금리는 2주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이는 총선이후 이탈리아 정치 불안이 가중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현재 이탈리아 정당 가운데에는 2009년 창당한 제1야당 오성운동이 단일 정당으로는 최고 지지율을 달리고 있으나 안정적인 정국 운영의 하한선으로 인식되는 지지율 40%에는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오성운동은 다른 정치 세력과 연대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는 터라 오성운동이 집권당이 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가운데,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우파 정당 전진이탈리아(FI), 극우 정당 북부동맹(LN) 등이 손을 잡은 우파 연합이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들 역시 이념적 성향이 다른 타 정당과의 연대 없이는 정부 구성이 어려운 형편이다.
마테오 렌치 전 총리가 이끄는 집권 민주당은 렌치 총리의 독선적 당 운영에 반기를 들고 일부 세력이 탈당한 후유증으로 올 들어 지속적인 지지율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재집권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총선이 실시되더라도 어느 정당도 집권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의식한 듯 이날 열린 한 출판 행사에서 총선에서 확실한 다수당이 나오지 않을 경우 재선거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재선거가 치러질 때까지는 정국 안정을 위해 파올로 젠틸로니 총리가 국정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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