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조선업 만큼이나 올해 다사다난한 산업 가운데 하나가 자동차입니다.
판매 부진에, 노사 갈등에 '위기'의 한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세계 자동차시장의 성장 둔화로 내년에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임원식 기자입니다.
<기자>
위기는 밖에서 먼저 왔습니다.
110만 대는 60만 대 수준으로, 60만 대는 30만 대 수준으로.
이른바 '사드 보복'에 시달리면서 현대·기아의 중국 내 차 판매량은 반으로 줄었습니다.
미국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현대·기아 모두 올해는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됩니다.
올해 전체 판매량은 5년 전 수준인 700만 대 정도로 예상되는데
연초 목표치로 내걸었던 825만 대에 한참 뒤처지는 수치입니다.
계속되는 적자에, '한국 철수설'에 시달리는 한국GM,
올해 신차 하나 내놓지 못한 르노삼성도 힘겨운 한 해이긴 마찬가지입니다.
두 회사 모두 새 인물이 수장으로 오면서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앞길은 여전히 캄캄합니다.
악재는 안에도 있었습니다.
통상임금 1심 재판에서 지면서 기아차는 10년 만에 분기 적자를 냈습니다.
여기에 현대차와 한국GM 노조의 파업은 아직도 진행형입니다.
[스탠딩]
"문제는 내년입니다.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 자동차시장의 양대 축이라 할 수 있는 미국과 중국마저 성장 둔화가 예상되면서 국내 자동차 회사들은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내년 세계 자동차시장은 10년 만에 최저치인 9,372만 대로, 올해보다 1.2% 정도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은 1.7% 줄어든 1,698만 대, 중국은 1.3%에 떨어진 2,423만 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입니다.
또 계속되는 달러화, 엔화 약세로 국산차들의 가격 경쟁력이 밀리면서 수출 전선 역시 비상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인도와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국 시장이 두자릿 수 성장을 할 거란 전망입니다.
[인터뷰] 이항구 / 산업연구원 자동차 연구위원
"내년부터는 전기동력 그리고 자율주행 자동차도 일부 선보일 것이기 때문에 우리 업체들로서는 경쟁에 철저히 대비해야 합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투자 비율에서도 선진 업체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합니다."
현대·기아를 비롯한 국내 자동차 회사들은 당장 SUV 차량 확대와 더불어
수출지역 다변화와 전기차, 수소차 같은 친환경차 개발에 보다 속력을 내겠다는 계획이지만 이 또한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 위기 극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임원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