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가수와 같이 집에서 식사를 하게 되었다면? 오랜 시간 동경해온 스타와 함께 작업을 하게 되었다거나, 아니면 내 인생을 바꾼 가장 좋아하는 책에 나의 그림이 실린다면?
위의 이야기들은 `성덕`의 사례들이다. 특히 젊은 층들 사이에서 `덕후`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이와 관련된 문화도 풍성해지면서, SNS에 `성덕`을 인증하고 이런 성덕들을 부러워하며 응원하는 일도 흔해졌다.
여기서 `덕후`라 함은, 일본어 `오타쿠`가 한국에 들어오면서 변형된 단어이다. 본래 일본에서는 `서브컬쳐에 광적으로 몰입하여 사교성이 결여된 사람`을 뜻했지만, 한국에서는 그 뜻이 긍정적으로 변해 `특정 분야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연구하여 전문가 못지않은 사람`으로 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16년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대인의 84%가 자신에게 `덕후 기질이 있다`고 인정했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성덕`, 즉 `성공한 덕후`가 되는 것은 모든 덕후들의 꿈이다. 지난 8일 방영된 `한끼줍쇼` 에서는, 평소 가방에 `트와이스`의 앨범과 응원봉을 넣고 다닐 정도로 팬인 남학생이 트와이스의 다현, 정연과 자신의 집에서 저녁 식사를 하게 되었다.
이 학생은 감동을 주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고, 네티즌들은 `성덕`의 꿈과 그 기쁨에 공감하면서 학생에게 호응해주었다.
또한, H.O.T의 5기 팬이었던 윤하가 멤버 중에서도 가장 좋아했던 강타와 함께 듀엣을 하게 된 일, 보아의 1기 팬이었던 샤이니 키가 보아와 같은 소속사인 SM 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가 같은 방송과 무대에 서게 된 일 등이 성덕의 대표적 사례로 거론된다.
연예계 스타와의 사이에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스타 작가의 팬이 성덕이 된 사례도 있다. 바로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밀리언 특별판 제작에 참여하게 된, UX 디자이너 Jason Barron의 이야기이다. 미국 유타주에 거주하고 있는 그는,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의 원서인 Getting More를 읽고, 깊은 인상을 받아, 저자인 스튜어트 다이아몬드가 가르치는 워크숍에도 찾아갔다. 그리고 그 워크숍의 내용을 일러스트 형식으로 필기하여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그는 그의 일러스트를 밀리언 특별판에 삽입하자는 제안을 흔쾌히 수락하였고, 그 후 몇 주간, 시차를 극복하면서 42컷의 일러스트를 완성하여 책에 실었다.
일러스트들은 그가 샅샅이 파악하고 있는 본 책의 내용들을 쉽게 요약하고 있다. 책에 실린 일러스트를 본 저자 스튜어트 다이아몬드도 이 그림들을 아주 마음에 들어 했다고 한다.
꿈속에서만 보았던 사람과 실제로 만나고, 그 사람과 함께 작업을 하고, 가장 좋아하는 작품에 직접 참여하게 되는 성덕들의 역사는, 오늘도 열정으로 자신의 분야에 몰두하고 있는 덕후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더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성덕이 된 이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