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른바 '모건스탠리 쇼크' 였습니다. 반도체 시장의 호황이 끝난 것처럼 묘사된 보고서가 나오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IT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했는데요.
관심은 정말로 반도체가 하락세로 접어들 것인가, 그리고 기업의 주가 동향은 어떻게 될 것인가겠죠. 팩트 체크를 해봤습니다. 신인규 기자입니다.
<기자>
삼성전자에 대한 모건스탠리의 진단은 낸드플래시의 가격 하락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고, 내년 1분기면 D램의 가격 상승을 이끈 공급 부족 효과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합니다.
실제 시장을 살펴보면, 기업간 거래 동향을 나타내는 낸드플래시의 고정거래가격은 지난 9월말 주력제품인 128기가비트 기준 5.6달러를 기록했습니다.
17개월만에 처음으로 전월대비 하락해 당시 시장의 우려를 높였지만 그로부터 한달이 지난 10월말에도 5.6달러를 기록해 낙폭이 확대되지는 않았습니다.
D램 주요제품(DDR4 4기가비트 기준)의 고정거래가격은 10월말 기준 3.5달러로 한달 전보다 7.69% 상승했습니다.
지난 7월 이후 주춤했던 가격 상승세가 다시 시작됐는데, 고사양 게임의 인기로 PC용 D램 수요가 가격을 견인하면서 시장이 예측하지 못했던 호재가 나오고 있는 겁니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증권사들은 모건스탠리의 지적에는 일부 동의하지만 업황 전망 자체는 과도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미래에셋대우는 "낸드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삼성전자의 출하량이 51%가량 증가하면서 내년 낸드부문 영업이익은 17조1천억원으로 2017년보다 39%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고,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주가수익비율(PER)을 고려하면 삼성전자는 아직도 저평가되어있다"는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심지어 낸드플래시와 D램 시장에 대한 관측은 모건스탠리 내부에서도 엇갈립니다.
삼성전자 투자의견 하향 리포트를 내보낸 시점에 모건스탠리의 또다른 애널리스트 조셉 무어는 미국의 반도체업체 마이크론에 대해서는 '낸드 업황에 대해 우려할 필요가 없고, D램 전망도 밝다'며 목표주가를 33달러에서 55달러로 올렸습니다.
외국계 리포트 하나에 국내 대표기업의 시가총액 18조원이 증발한 이번 사례가 한국 증시의 고질적 문제인 '외국 우대 풍조'가 여전하다는 것을 증명했다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증권가에서는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이른바 '모건스탠리 쇼크' 이후 삼성전자 주가가 반등할 수 있을지에도 시장의 관심이 모아집니다.
삼성전자가 5% 이상 주가가 하락한 것은 2010년 이후 일곱 번으로, 한 번을 제외하고 모두 일주일 안에 주가가 반등했습니다.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