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적 장기자랑 동원되고, 의료용품 구매에 시달리는 성심병원 간호사들
성심병원·을지병원, 간호사에 `갑질` 논란…병원 양측 "강요한 적 없다" 해명
성심병원 간호사들에 대한 관심이 그야말로 뜨겁다.
대학병원인 성심병원과 을지병원이 젊은 간호사에게 부당한 업무지시를 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성심병원은 이 때문에 주요 포털 실검 상위권에 등극한 상태며 이에 대한 갑론을박 역시 뜨겁다.
성심병원은 1년에 한 차례씩 개최하는 체육대회에서 간호사들에게 ‘선정적인’ 섹시 댄스를 강요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성심병원 뿐 아니라 을지병원은 환자 치료에 사용하는 의료용품을 병원 공금이 아닌 간호사들의 자비로 구매하게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11일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먼저 성심병원 간호사들이 장기자랑 프로그램 운영 방식에 대한 불만을 직장갑질119 오픈 카카오톡 채팅방에 쏟아내고 있다.
성심병원의 황당 사례가 올라온 직장갑질119는 노무사·변호사·노동전문가 등 분야별 전문가 241명이 부당한 업무지시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을 돕고, 전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이달 초 자발적으로 만든 시민단체다.
이에 따르면 성심병원에 근무하고 있는 현직 간호사 및 퇴직 간호사들은 이 단체에 장기자랑에 동원돼 허벅지와 엉덩이가 보일 듯한 짧은 바지나 배꼽이 드러나는 옷 등을 입고 선정적인 춤을 강요받아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성심병원 간호사들이 ‘걸그룹’ 수준의 민망한 옷을 입고 본연의 임무 외에 ‘올인’해왔다는 것.
특히 성심병원 간호사들은 장기자랑 준비를 위해 업무 시간 종료 후에도 연습을 계속해야 했고, 휴일까지 반납해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성심병원 사태와 관련 박점규 직장갑질119 운영진은 "간호사 본연의 업무인 `진료`가 아니라 체육대회와 같은 부대행사에 강압적으로 동원됐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며 "성심병원 간호사들의 주장을 종합해보면 어떻게 대학병원급에서 저런 일이 아직도 벌어지고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성심병원 측은 체육대회에 장기자랑 프로그램이 있는 것은 맞지만, “간호사들의 참여를 강압적으로 지시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병원 측이 강압적으로 지시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간호사들이 자발적으로 선정적 댄스를 쳤다는 의미다.
성심병원 관계자는 "여느 직장과 마찬가지로 병원 내 직원들의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연례행사로 체육대회를 개최해 온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절대 없다"며 "또 장기자랑 시간에 꼭 춤 공연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연극·뮤지컬·남자 발레 등 다른 공연을 해도 된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간호사들의 불만이 이 정도일 줄 예상하지 못했다"며 "논란이 된 장기자랑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병원 내부 회의를 거쳐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장기자랑 동원 외 간호사들에게 의료용품 사비 구매를 강요한 병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을지병원은 체온계·저울·핀셋·수술용품(가위 등)과 같은 의료용품이 없어지거나, 추가 구매해야 할 때 간호사들이 직접 구매하게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을지병원 측은 관리부서에서 모든 의료용품을 일괄 지급하고 있으며 파손·고장 등으로 인한 의료용품은 즉각 교체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성심병원 이미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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