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공영방송 장악을 위한 공작을 벌였다는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당시 주요한 `실행자`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이우용 전 MBC 라디오본부장을 31일 소환했다.
이 전 본부장은 이날 오전 10시 53분께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의 조사를 받았다.
그는 청사에 도착해 `국정원 관계자를 만난 적이 있느냐`, `PD들 명단을 국정원에 제출했느냐`는 등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은 채 곧장 조사실로 향했다.
이 전 본부장은 2011년 2∼11월 김재철 전 사장 체제에서 라디오본부장을 맡았다.
그가 라디오본부장으로 재임하던 시기 MBC에서는 김미화씨, 윤도현씨 등이 줄줄이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하차해 논란이 일었다.
최근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의 조사 결과 김미화씨와 윤도현씨는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포함됐다.
또 이 전 본부장이 재임한 기간에 국정원에서 원세훈 전 원장이 특정 라디오 진행자의 퇴출을 유도하라고 지시하고, 그 결과를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사실도 TF의 조사 결과 드러났다.
검찰은 김재철 전 사장 등 MBC 경영진이 당시 국정원과 협력해 비판적인 제작진과 연예인들을 퇴출시킨 것으로 의심한다.
검찰은 이 전 본부장을 상대로 특정 라디오 진행자를 교체하는 과정에 국정원 관계자나 김재철 전 사장 등의 요구·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캐물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