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이 협조를 요청한 바 있는 헌법재판소법 개정 문제에 대해 찬성한다는 입장을 27일 밝혔다.
안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의 차담회에서 헌법재판소법 개정과 관련 "원래의 취지에 맞게 개정을 해야 한다"며 "다른 편법적인 시도를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헌법재판소장 6년 임기보장 안에 대해 찬성하는지를 묻자 "네, 그럼요"라고 대답해 민주당과의 입법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안 대표는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해 "일단 헌법재판소장에는 6년 임기를 가진 분을 임명하는 것이 취지에 맞다"며 "(법에)꼭 명시적으로 안 되어 있다고 해서 한 대통령이 두번 임명하는 방법을 채택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라고 에둘러 비판했다.
안 대표는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찌됐든 법에 정해져 있는대로 지금은 하는 것이니까 이제 제대로 청문회를 통해 검증하고 나름대로 판단해야한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5일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 방을 찾아가 헌법재판소장 임기 6년 보장을 골자로 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에 대해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안 대표는 오는 28일 서울 광화문에서 개최되는 `촛불집회 1주년 대회` 참석 여부를 묻자 즉답을 피하고 "당내에서 논의해보겠다"면서 "개인이 정할건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어떤 분들은 적폐 청산이 촛불집회의 가장 큰 키워드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통합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때는 진보·보수로 나뉘지 않고 나라를 바꾸자는 국민들의 마음이 모였던 것으로, 지금도 그 마음이 변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일에 국민의당이 가장 앞장 섰고 저도 마찬가지다. 가장 앞장서 이런 일을 이루면서 호흡을 같이 했다"며 "30일 이상 하루도 빼지 않고 가두 서명운동으로 받은 서명을 헌법재판소에가장 먼저 제출했는데, (헌재가)국민 청원 서류들 몇박스 받았다고 하는데 굉장히 많은 부분이 제가 현장에서 모은 것이었다. 참 감회가 새롭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날로 당 대표 취임 2개월을 맞은 안 대표는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다는 지적과 관련 "지지율도 그렇고 민심도 그렇고, 물이 끓을 때 보면 99.9도에서도 끓지 않고, 불과 0.1도 올라가면 그때 끓기 시작한다"면서 "물이 끓으려면 축적의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중앙당·시도당 조직 체계화와 조직강화특별위원회 가동과 더불어 헌재소장·대법원장 표결 문제와 국정감사 등 국회 활동, 인재영입 준비 등을 거론하면서 "지난 2달 동안 열심히 달려왔고 나름대로 정말 많은 노력들을 했다"면서 "결국은 이런 모습들이 축적되면 평가 받지 않을까 본다"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이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보궐이사 선임에 반발하며 국정감사 보이콧을 선언하고 이효성 방통위원장 해임결의안을 내겠다고 한 것에 대한 입장을 묻자 찬반 입장을 밝히는 대신 "기존 방송법 하에서 밀고 당기며 서로 극한대립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근본적인 해결 방식은 정부가 언론간섭을 못하게 방송법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보이콧을 선언한 한국당을 강도높게 질타하면서 동시에 여당 책임론을 제기한 안 대표는 "청와대에서도 어느 정도 기다려 보겠다고 한 것을 갑자기 무리하게 밀어 부쳐서 논란과 갈등을 자초했다"면서 "이것이 기본적으로 정부여당의 태도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권력이 더 이상 언론에 직접적으로 개입·간섭하는 일 자체를 막는 게 적폐 청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적폐를 청산한다는 정부가 적폐를 청산하지 않고 적폐관행을 그대로 따르려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