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회피처로 유명한 영국령 버뮤다에 본사를 둔 로펌의 컴퓨터에 저장된 기록들이 해킹당해 언론에 폭로될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보수 일간 텔레그래프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버뮤다에 본사를 두고 영국령 버진아일랜드(BVI), 케이먼제도, 건지, 만섬, 저지, 모리셔스, 세이셸 등 조세회피처들에 사무실을 거느린 로펌 애플비(Appleby)가 고객들에게 컴퓨터에 저장된 기록들이 해킹당한 사실과 함께 민감한 개인 정보들이 대거 언론을 통해 공개될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애플비는 자사나 고객들과 관련해 어떠한 부정한 행위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애플비는 "회사는 부정한 행위가 있다는 주장들을 철저히 조사해 회사 측이나 우리 고객들과 관련해 이들 주장을 뒷받침하는 아무런 증거가 없었다는 점에 만족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텔레그래프는 지난해 4월 사상 최대 규모의 탈세 의혹인 이른바 `파나마 페이퍼스`를 폭로한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애플비에서 해킹된 자료를 공개할 준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당시 ICIJ는 파나마 최대 로펌 모색 폰세카에서 유출된 자료를 바탕으로 조세회피처 21곳의 역외 기업과 신탁회사 등의 정보를 공개했다.
이로 인해 세계 지도자와 유명 인사 다수가 연루돼 세계적인 파문을 일으켰는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주석의 친족, 다비드 귄괴이그손 아이슬란드 총리, FC바르셀로나 리오넬 메시 등도 이름이 올랐다.
로펌 순위를 평가하는 `채임버스&파트너스`는 애플비의 고객들에는 "금융회사들, 글로벌 기업들, FTSE 100 지수 편입 기업들, 포춘 글로벌 500에 속하는 기업들, 개인 부호들"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