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에서 20대 원주민 권리보호 활동가로 추정되는 시신이 실종 2개월여 만에 발견됐다.
18일(현지시간) 클라린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해안경비대 잠수부들이 전날 남부 파타고니아 지역에 있는 추부트 강에서 실종된 산티아고 말도나도(28)로 추정되는 시신을 인양했다.
시신은 말도나도 가족 요청에 따라 부검과
신원 확인을 위해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로 옮겨졌다.
문신 예술가인 말도나도는 지난 8월 1일 파타고니아 남부 지역인 추부트 주에서 도로를 점거한 채 이탈리아 의류업체인 베네통이 소유한 대지에서 쫓겨난 마푸체 원주민들의 토지 권리 복원과 원주민 지도자 석방 등을 촉구하는 시위에 참가했다.
말도나도의 가족과 목격자들은 체포된 그가 경찰 호송차에 탄 것이 마지막 모습이었다고 증언했다.
말도나도로 추정되는 시신은 그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장소에서 300m가량 떨어진 강바닥에서 발견됐다.
시신은 부패가 어느 정도 진행됐지만 말도나도가 마지막으로 입었던 옷을 입고 있으며 인상착의가 비슷한 것으로 전해졌다.
말도나도 가족의 변호사인 빅토리아 에레디아는 "시신은 맨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곳에서 발견됐다. 우리는 이미 세 차례나 수색을 벌인 장소에서 뒤늦게 시신이 나왔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말도나도 실종사건은 1976년부터 1983년까지 이어진 군부 독재 시절 3만 명이 죽거나 실종된 아픈 기억을 지닌 아르헨티나 국민의 공분을 샀다. 국제 인권단체도 정부에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야권과 시민단체들은 정부가 말도나도 실종과 관련한 정보들을 은폐하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정부와 경찰 당국은 말도나도를 연행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며 결백을 주장해왔다.
여야는 시신 발견 이후 공식 발표가 있기 전까지 오는 22일 치러지는 총선 선거운동을 일제히 중단했다.
소셜미디어상에서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5월 광장에 모여 시위에 나서자는 호소가 빗발쳤다.
야권과 시민단체들은 이날 대통령궁 앞에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우파 마우리시오 마크리 정권은 이번 총선에서 과반까지는 아니더라도 이전보다 의석수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선거 막판에 뜻하지 않은 악재를 만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