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오보인 줄 알았습니다 투자입니다.
시청자 여러분, 투자자 여러분 오늘 새벽에 끝난 뉴욕 증시 또다시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습니다. 저는 새벽에 눈을 뜨면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통해 간밤의 뉴욕시장을 보게 되는 데요, 오늘 아침엔 국내 유력 통신사가 타전한 뉴욕시장 상승 뉴스의 헤드라인을 보고 오보인 줄 알았습니다.
바로 그 헤드라인은 “뉴욕 증시 연내 금리 인상 기대…. 3대 지수 사상 최고 마감”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니 금년 내라면 이제 두 달 조금 더 남았는데 금리를 올린다면 시장에 악재일 텐데 뉴욕시장에서 그걸 기대를 하고 또 그 결과로 3대 지수가 사상 최고가를 쳤다니 언뜻 이해가 되지를 않았습니다.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 주식시장은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에 목을 메어왔습니다. 양적 완화를 더 하면 주식이 오르고 양적 완화를 줄인다고 하니 발작을 하고 또 양적 완화를 종료하고 금리를 올린다고 하니 시장이 움찔하더니 금리 인상 속도 생각보다 빠르지 않으니까 오르고 그러다 연준의 자산 축소해서 유동성 흡수한다고 하니까 조정을 받고 이 자산 축소도 천천히 오랫동안 할 거라고 하니까 다시 오르고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시장이 금리 인상 기대감으로 올랐다니까 이건 분명한 오보일 가능성이 많은 거죠. 그런데 한 번 더 생각해 보시죠. 지금의 장세에 대해서 말입니다.
2009년부터 지금까지의 장세는 더도 덜도 아닌 그야말로 유동성 장세였습니다. 천문학적으로 풀린 달러와 유로 그리고 엔화가 세계 금융시장을 돌아다니면서 자산의 가격을 올려놓은 그야말로 돈의 힘으로 오른 장세였습니다.
그럼 각국 중앙은행이 이렇게 천문학적인 양의 동을 푼 이유는 뭡니까? 주식 올리고 부동산 올리려고 한 거 아닙니다. 물론 처음에는 망해가는 금융회사들을 살리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습니다만 결국 유동성을 푼 이유는 실물 경기의 회복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당장 미국 경기회복세 강하냐 약하냐를 두고 논쟁을 하고 있지만 분명한 건 미국 경기가 호전되고 있다는 겁니다. 도 그에 따라 유럽과 일본 등 선진국 경기 완연한 회복세에 있고 유가 안정과 상품 가격 상승세를 반영하면서 자원 부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국 경제도 나아지고 있습니다. 당장 우리 수출의 큰 폭의 증가세가 세계 경기의 회복세를 잘 말해주고 있지 않습니까?
경기회복의 가장 확실한 바로미터는 기업들의 실적입니다.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되고 경기 전망이 좋은 데 주가가 안 오를 이유가 없죠? 바로 실적 장세로의 진입입니다.
중앙은행이 역설적으로 금리를 올려야 할 만큼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고 하는 데 너무 오랫동안 유동성 장세에 취해있던 사람들은 금리 인상은 주식 시장 하락이라는 지난 8년간의 프레임을 가지고 해석을 하니 오늘 새벽의 저처럼 오보인가 하고 다시 보게 되는 겁니다. 물론 이 기사의 헤드라인이 꼭 잘 됐다는 것은 아닙니다. 오해를 살 여지를 준 건 사실이니까요? 특히 시장이 금리 인상을 기대하는 것 같은 뉘앙스를 준 부분은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새벽 “뉴욕 증시 연내 금리 인상 기대…. 3대 지수 사상 최고 마감”이라는 헤드라인을 보면서 순간적으로 느낀 것은 현재 장세에 대한 대응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유동성 장세 에서는 특히 초기 국면에서는 위기에서 유동성의 힘으로 빠져나오는 기업들의 주가 상승세가 가장 큽니다. 예를 들면 파산 위기에 빠졌던 미국 은행이라든지 자동차 회사 같은 데들 말입니다. 그만큼 주가가 많이 빠져있었을 테니까요?
또 아직 대부분의 산업이 실적을 내고 있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경기에 덜 민감한 주식들이 오르기도 하고 초저금리 상태에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가 너그러워 지면서 바이오 헬스케어 같은 미래 성장 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로 한몫 보려는 투자가 성행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본격적인 실적 장세에 들어오면 그야말로 실적의 개선이 확실하고 지속가능성을 보여주는 업종과 기업에 투자가 몰리죠. 실적이 나오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들 간의 확실한 차별화가 일어나게 되는 겁니다.
지금 삼성전자, 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기업들의 독주는 크게 봐서 실적 장세의 전형을 보여 준다고 하겠습니다. 주가는 오르는데 실적이 더 좋아지니 벨류에이션 부담이 더 낮아지는 기업들…. 이런 기업들이 출현하는 장세가 사실 실적 장세입니다.
실적 장세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경기의 회복세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가 관건입니다만 아무리 중앙은행들이 유동성 공급을 줄여나간다 하더라도 2008년 이후 풀린 막대한 유동성을 감안하면 실적과 유동성의 힘이 결부되어 자본시장 특히 주식시장의 상승세는 전형적인 사이클을 벗어나서 더 오래 오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미 그런 모습을 보여 주고 있는지도 모르고 말입니다.
시장이 금리 인상을 그저 경기 회복의 신호로 인식하고 주식을 더 사서 모으는 장세가 정말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미국 주식시장의 상승세는 기존의 프레임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장세다 보니 이런 기사가 나오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시장을 좀 달리 봐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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