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북한을 경제협력 프로젝트에 끌어들일 것을 제안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 전체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면서 북한과의 경제협력이 북핵 문제 해결을 촉진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이 같은 제안을 내놓았다.
그는 "점진적으로 북한을 역내 협력으로 끌어들여야 한다"면서 "러시아는 구체적 제안들을 갖고 있으며 모두가 알다시피 이것은 북한을 통하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한반도종단철도(TKR) 연결, (북한 경유) 가스관 건설, 북한 항구의 이용 등"이라고 남·북·러 3각 협력 방안을 상기시켰다.
또 북한 상황이 우려를 낳고 있지만 역내 투자를 계속할 것을 촉구하면서 "역내 긴장을 보면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지만 역내에서 경제 (협력)활동을 중단하면 상황은 더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나빠지기만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푸틴은 군사적 해법은 비생산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군사 히스테리를 고조시키는 것은 비생산적이며 아무런 결과도 가져다주지 못할 것"이라면서 "현재 일어나는 일들은 물론 북한의 도발임이 분명하지만 그들(북한지도부)도 어리석은 사람들은 아니며 파트너들의 반응을 기대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푸틴은 북한이 아무 대가도 없이 스스로 핵무기를 포기하길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북한은 핵무기와 미사일 기술을 보유하는 데서 유일한 자위 수단을 보고 있다. 그들이 이것을 포기할 것으로 보는가"라고 반문하면서 "그들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담 후세인 전(前) 이라크 대통령의 몰락을 예로 들면서 "(미국의) 만들어낸 구실로 나라(이라크) 전체 지도부가 제거됐다. 북한도 이것을 잘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동결하도록 하려는 인센티브로 제재 중단을 약속하기도 했지만 북한은 안보 위험이 경제적 이익보다 우위에 있다고 본다면서 경제 제재 중단이 아닌 체제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북핵 사태 해결의 관건임을 역설했다.
그는 "우리는 그들(북한 지도부)에게 제재를 가하지 않을 것이며 더 잘살게 될 것이고 좀 더 좋은 저녁 식사를 하고 더 좋은 옷을 입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들은 그 다음 행보는 `묘지로의 초대`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이것(제재 해제)엔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협력 의사와 체제 안보 보장 의사를 보이고 수용 가능한 조건들을 제시할 것을 주문했다.
푸틴은 외교적 해결이 유일한 북핵 해법임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긴장을 해소하길 원하는 것을 보고 있다"면서 "외교적 해결 외에 다른 방안은 없다. 이는 쉽지 않고 단순하지 않으며 빠르지 않은 문제 해결 방안이지만 유일하게 올바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문제를 외교적 수단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고 전했다.
푸틴은 현 한반도 위기가 대량살상무기가 사용되는 최악의 상황으로까지 번지지는 않으리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 파트너와 마찬가지로 나는 갈등이 더 확대되거나 대량살상무기 사용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모든 대립 당사국들이 상식과 역내 주민들에 대한 책임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다. 우리는 문제를 외교적 수단을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