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정보 서비스업체인 직방이 네이버로부터 제휴사 편입 제안을 받은 후 네이버의 한 제휴사로부터 소송을 당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네이버 제휴사인 `더비즈`는 지난달 27일 자사의 회원사(공인중개사) 매물을 무단으로 복제했다며 직방을 상대로 서울지법 민사60부에 민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직방에 소송을 제기한 더비즈는 지난 2013년까지 네이버의 부동산 영업을 대행한 업체들이 합작해 만든 회사입니다. 현재는 네이버의 부동산 제휴사(CP사) 가운데 최다 매물을 보유하고 있는 MK부동산에서 부동산 매물 회원사 모집 대행을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직방은 "직방의 매물은 모두 직접 수집한 것으로 무단복제를 했다는 `더비즈`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번 소송에 대해 법적절차를 통해 소명하겠다”고 입장을 내놨습니다.
직방은 앞서 지난달 18일 네이버로부터 CP사 편입을 제안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CP사는 네이버에 부동산 매물 정보를 제공하는 제휴사를 말합니다. 직방은 현재 이 제안에 대해서 고민 중인 상태입니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는 CP사 제휴 공고를 올린 것은 이달 7일부터로, 더비즈가 소송을 제기한 지난달과는 선후관계가 맞지 않다고 해명했습니다. 네이버 관계자는 "더비즈는 독립법인 개념으로 그런 작업을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되고 할 이유도 없다"며 "네이버는 매물정보를 보여주는 플랫폼 역할만 하기 때문에 직방과는 성격 자체가 다르다"고 전했습니다.
네이버 부동산 사업철수 3년…골목상권 위축은 그대로 이번 사태로 네이버와 부동산 제휴사들의 관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당초 네이버부동산은 부동산몰과 에프알커뮤니케이션, 리보에스티, 엔씨파트너즈 등 4개 영업대행사를 통해 부동산 영업에 참여해오다, 지난 2014년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빚어지면서 부동산 사업 철수를 선언했습니다.
직접적인 영업을 하지 않는 대신 중개매물 관리와 영업을 하는 제휴사들이 제공하는 매물을 게시하는 역할만을 수행하겠다는 방침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부동산114와 부동산써브, 부동산뱅크 등 부동산 골목상권들이 그 반사효과를 누리게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철수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네이버 부동산에 지각변동은 일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한 CP사가 제공한 이달 기준 네이버의 부동산 순위에 따르면 MK부동산이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부동산써브와 부동산114, 닥터아파트 등은 각각 4위와 5위, 7위였습니다.
이 순위는 진정성 있는 매물이 많이 올라오는 CP사에 높은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입니다. CP사 관계자는 가장 매물이 많은 MK부동산이 주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MK부동산은 네이버에서 부동산 영업대행을 해오던 더비즈와 부동산몰, 리보에스티 등이 국내 한 언론사와 함께 운영하는 CP사입니다. 사실상 네이버의 부동산 사업 철수 이전에 검색시장을 장악했던 대행업체들이 여전히 주도권을 유지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특히 이들 업체 가운데 `리보에스티`는 네이버의 키워드 검색광고 대행 업무를 여전히 병행하는 등 네이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리보에스티의 김명선 대표는 이번에 직방에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진 `더비즈`의 대표이기도 합니다.
이와 관련해 더비즈는 "부동산몰이나 리보에스티 모두 네이버부동산의 영업대행사였을 뿐 네이버의 키워드 검색광고 대행이라는 것도 일부 중개업소 회원을 위한 서비스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며 유감스럽다는 반응입니다.
더비즈 관계자는 "네이버부동산이 CP사들의 순위를 결정하는 방식을 구체적으로 보면 MK부동산이 매물의 절대숫자만을 갖고 1위를 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부동산 114나 부동산써브, 부동산뱅크를 골목상권으로 볼수 있느냐"며 "네이버가 사업철수를 하고 CP사들이 참여하도록 만든 것은 CP사들이 자체 서비스 차별화와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했다는 데 의미가 있을 뿐 그것을 할 수 있느냐는 개별 CP사의 능력"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