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성과보수형펀드, 혹시 들어보셨습니까?
사모시장에서만 볼 수 있었던 이 성과보수형펀드는 지난 5월 금융위원회가 공모펀드시장 활성화를 위해 출시를 허용한 상품인데요.
하지만 판매 창구에서조차 제대로 된 상품 설명을 듣기 힘들다보니 투자자들의 접근성은 떨어지고 자금유입은 저조해서 성과보수형펀드의 도입취지가 무색해졌습니다.
자세한 내용, 김보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금융위원회가 공모펀드 시장 활성화를 위해 자본시장법 시행령까지 바꿔가며 출시를 허용했던 성과보수형펀드가 자투리펀드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수익률이 좋든 나쁘든 일정하게 운용보수를 떼어가던 일반 펀드와 달리
성과보수형펀드는 운용보수를 일반펀드의 절반 수준으로 낮추는 대신 수익률이 일정 수준을 넘어섰을 때에만 성과급 개념의 보수를 추가로 부담하는 형태의 상품입니다.
예컨대 수익률 5% 초과시 성과보수율 20%를 적용하는 펀드라면, 1000만원을 투자해 -10% 손실을 봤을 경우 일반펀드 대비 운용보수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대신,
10% 수익률을 기록했을 경우에는 일반펀드보다 4만5천원의 보수를 추가로 더 내는 구조입니다.
그야말로 수익을 낸 만큼만 합리적으로 수고비를 받아가겠다는 겁니다.
현재 국내에는 총 12개 성과보수형펀드가 출시돼 있는데 이들 상품의 평균 설정액은 28억원으로, 절반이 넘는 9개가 금융당국이 펀드난립을 막기 위해 청산대상이라고 지정한 50억원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상품 도입 초기라고는 하지만 일단 투자자들부터 큰 관심이 없습니다.
<녹취> A은행 상품상담창구 직원
“최근에 도입이 된 거라서 아직까지는 그렇게 (문의가) 많지는 않습니다만”
은행, 증권사 등 판매창구에서 적극적으로 상품을 권하지 않을뿐더러 설사 투자자가 먼저 문의를 한다 하더라도 단기 수익률 언급에만 집중하고 있기 떄문입니다.
<녹취> B증권사 판매직원
“1개월 수익률 -2% 정도 나왔고요. 아직까지는 뭐…“
실제로 한국경제TV가 창구를 직접 방문해 상품 상담을 받아본 결과, "성과보수형펀드는 본사에서 내려온 추천상품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아 특별히 권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녹취> C은행 판매직원
“(성과보수형펀드는) 아직 저희한테는 추천펀드로 나와있지는 않고요. 요즘에는 본점에 아예 (상품)분석팀이 따로 있어서 (추천리스트를) 지점에 뿌려주다보니 그런 펀드 기준으로 (추천을)…”
성과보수형펀드에 대한 자세한 상담을 요청해도 "출시된지 얼마되지 않아 지켜봐야 한다"며 이내 다시 다른 상품을 권했습니다.
성과보수형펀드의 판매보수가 일반펀드와 비슷한 수준이다 보니(클래스별로 0.3~0.9% 수준) 판매사들 입장에서는 굳이 해당 상품을 투자자들에게 추천해야할 이유가 없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운용보수뿐 아니라 판매보수 역시 성과에 연계시켜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투자자들의 환매가 늘수록 해당 펀드의 판매보수가 줄어드는 구조를 적용하면, 판매사들 역시 보다 적극적으로 포트폴리오와 비용구조를 분석하고 상품 추천에 임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현재 성과보수형펀드 판매보수는 최고 0.9%대로 운용보수 최고치의 4배를 넘어서는 수준.
결국 공모펀드 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투자자들의 불신을 해소라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운용사, 판매사의 책임 강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조언입니다.
한국경제TV 김보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