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성차별 메모` 사태를 수습하려고 발 빠르게 작성자를 해고했지만 오히려 보수 세력의 역공을 맞고 있다.
보수 성향 온라인 사이트에서 해고된 직원을 지지하는 모금운동에 나선 데 이어 공화당 의원은 "실리콘밸리의 불법적 고용 관행이 있는지 의회가 조사해야 한다"며 논쟁에 가세했다.
11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공화당 데이나 로러배커 하원의원은 이날 트위터에서 "(성차별 메모를 쓴) 제임스 데모어를 다룬 구글의 방식이 매우 우려스럽다"면서 "사실을 말했다는 이유로 일자리를 잃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술 독점 회사들이 보수주의자와 자유주의자를 부당하게 대우하는 것은 시민권과 관련한 문제"라며 "실리콘밸리에서 불법적인 고용 관행이 계속된다면 의회가 이를 조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로러배커 의원은 지난해 미 대선부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해온 인사로, 최근 불거진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설에서도 러시아의 포섭 시도 대상에 놓였던 정치인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로러배커 의원 대변인은 이번 트위터와 관련한 언급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데모어를 해고한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크라우드 펀딩 웹사이트인 헤이트리온 등을 중심으로 데모어가 구글을 상대로 낸 부당 해고 소송을 지원하고 나섰다.
논란의 당사자인 데모어도 구글을 상대로 맹공을 펼치고 있다. 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메모를 공유한 것은 한 달 전인데도 임원진 중 누구도 `그러지 말라`고 저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들은 메모 때문에 논란이 불거진 뒤에야 나를 능멸하고 결국엔 해고했다"면서 "경영진 사이에선 내가 한 일을 해로운 것으로 몰아가려는 노력이 있었으며, 누군가 나를 지지하려고 해도 이력 상 자살행위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차별 메모 논란이 정치적 쟁점으로 번지면서 구글 경영진의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직원들에게 내부 메모를 보내 당일 예정됐던 사내 타운홀 미팅을 취소했다.
피차이 CEO는 메모에서 "구글 직원들의 우려를 감안해 우리는 한발 물러서서 더 좋은 토론 분위기를 만들기로 했다"면서 "수일 안에 구글 직원들이 모여 편안하고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회의를 몇 차례 열 것"이라고 적었다.
문제가 된 문서는 `구글의 이상적인 생태계`라는 제목의 10쪽짜리 메모다.
데모어는 메모에서 남녀 임금 격차는 생물학적 차이에 따른 것이며, 여성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보다는 미적인 부분에 관심이 많고 참을성이 부족하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또 구글이 보수적인 정치적 의견을 침묵하게 한다며 좌(左) 편향적이라고 비난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