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연기 속 중금속 성분이 청력 손실에 영향을 주는 이미지)
카드뮴이 청소년의 청력 손실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연구재단은 가천의대 최윤형 교수 연구팀이 한국 성인과 청소년 6천40명을 대상으로 한 역학조사를 통해 납과 카드뮴의 혈중 농도가 증가하면 청력 손실 위험도 높아진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8일 밝혔다.
카드뮴은 담배 연기나 대기오염·어패류 등을 통해, 납은 가솔린·페인트·통조림 등을 통해 노출된다.
연구팀이 2010∼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20세 이상 성인 5천187명과 12세 이상 청소년 853명을 대상으로 관찰한 결과 성인의 혈중 납 농도가 2배 증가하면 고음역대 청력손실 위험이 1.3배 유의미하게 높아졌다.
고음역대는 전화벨 소리, 새 소리, 비행기 소리 등 3·4·6 kHz(킬로헤르츠) 음역대로, 양쪽 귀 중 어느 한 귀라도 25dB(데시벨) 이하의 고음역대 소리를 듣지 못할 경우 고음역대 청력손실이라 정의한다.
또 성인의 혈중 카드뮴 농도가 2배 증가하면, 고음역대 청력 손실 위험이 1.25배 높아지는 등 납과 카드뮴의 위험도가 비슷하게 나타났다.
반면 청소년의 경우에는 혈중 카드뮴 농도가 2배 증가하면 고음역대 청력손실 위험이 1.54배로 높아졌지만, 혈중 납 농도는 2배 증가해도 청력 손실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카드뮴이나 납에 노출되면 산화스트레스 수치가 높아지면서 달팽이관의 혈류 흐름을 줄여, 안쪽 귀의 세포가 죽음에 이르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는 나이와 성별, 직업, 비만·고혈압·당뇨병 등 변인을 통제한 뒤 진행됐다.
최 교수 연구팀은 앞서 2012년 미국 미시간대 박성균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미국 성인 3천698명을 대상으로 카드뮴과 납 노출이 인체의 청력 손실에 미치는 영향을 처음으로 밝힌 바 있다.
최윤형 교수는 "카드뮴과 납의 농도가 비교적 낮더라도 일상생활에서 계속 노출되면 청력을 잃을 수 있다"며 "청력 손실과 만성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현재의 노출 수준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