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은 일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절기 하지다. 하지를 맞아 이와 관련된 민속 풍습을 정리한다.
양력 6월 21일인 하지는 서양권에서도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특히 태양신 숭배에서 성 요한제로 이어져 많은 전통을 남겼다. 성 요한의 날인 하지에는 산 위나 들판, 십자로나 광장 등에 축하의 불을 피웠다. 태양에 가세해 농경지와 가축의 번영을 도모하고 악령을 쫓고자 한 이유에서다.
하지에는 젊은 남녀가 손을 잡은 채 떼지 않고 뛰면 결혼할 수 있다는 속설도 있다. 높이 뛸수록 곡물이나 아마가 잘 자란다고도 한다. 가축을 불 속에 통과시키면 병에 걸리지 않는다는 말도 있고 불을 피운 차바퀴를 산 위에서 굴러떨어뜨리거나 원판에 불을 붙여 날리면 수확을 좋게 한다고도 한다.
여기에 하지에는 샘을 정결히 하는 행사를 비롯해 약초 찾기, 보물찾기, 점대찾기 등이 열리기도 했다. 특히 하지인 성 요한제 전야에는 요정, 마녀, 사령, 생령 등이 지상에 모습을 드러낸다고 여겨졌다. 셰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 또한 이러한 이야기를 모티브로 했다. (사진=국립민속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