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경제 칼럼니스트 / 경희대학교 국제지역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상황판' 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새 집무실이 공개됐죠. 청와대 본관의 커다란 집무실이 비서실장을 비롯한 참모들과 걸어가기 힘들 정도로 떨어져 있어, 그야말로 고도절해와 같은 상황이라 취임 전 약속대로 여민관 즉 비서동으로 집무실을 옮긴 겁니다. 물론 임명장을 준다든지 외빈이 온다든지 하면 예전 집무실을 쓰지만 평상시의 일은 새 집무실에서 한다는 거죠.
20평이 조금 넘는 정도니까 뭐, 그리 넓지도 또 그리 좁지도 않습니다만 예전 집무실 보다 반 정도의 크기이고 사실 웬만한 대기업 CEO나 금융회사 CEO사무실 보다 더 작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오늘 대통령의 집무실 얘기를 하는 건 그 크기를 얘기하려는 게 아니라 바로 일자리 상황판입니다.
사무실에 비해 굉장히 큰 디스플레이 두 대를 업무용 책상에 앉으면 바로 보이게 설치를 해두고 고용 율이라든지 정규직 비율이라든지 일자리에 대한 현황을 바로 바로 볼 수 있도록 해놨습니다.
후보시절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한 상징물이라고 보여집니다. 사실 시장 경제를 하는 우리 나라에서 대통령이 일자리를 늘리고 싶다고 한꺼번에 확 늘어날 수가 있겠습니까? 그러니까 공공 부문 일자리부터 정부가 재정을 써서 늘려나가면서 마중물의 역할을 하고 기업들도 따라 오라고 하는 식이죠.
기업들의 일자리가 는다는 건 곧 투자가 는다는 겁니다. 아니 엄밀히 말해 투자를 늘려야 맞습니다. 투자 없이 일자리만 늘려놓으면 기업들의 실적은 빠질 것이고 결국 그 일자리는 오래 가지 못하겠죠? 즉 기업들 특히 재벌 대기업들로 하여금 해외로 나가지 말고 또 해외 기업들 M&A하지 말고 우리 땅에 공장 더 짓고 R&D더 해서 양질의 일자리 더 만들어 달라는 요구를 하는 거죠.
그러려면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동시에 갖춰줘야 할 겁니다. 그저 현황판에 민간 부문일자리 목표치를 만들어 놓고 그 달성율에만 집착한다면 최종적인 목표에 도달하기 힘들 뿐 아니라 혹 달성한다고 하더라도 기업들은 또 다른 고통에 시달리며 우리 경제 체력이 떨어지는 결과를 가져 올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우리 기업들로 하여금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할까요? 인센티브를 줘야 합니다. 재벌의 왜곡된 지배구조를 고쳐나가고 편법 증여를 통한 부의 세습도 고쳐나가야 하지만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 고용을 창출하고 일자리의 질을 높이는 데 앞장서는 기업들에 대해 법과 제도가 허용하는 최대한의 배려도 동시에 해야 합니다. 일자리 늘리는 것이 지금 어떤 경제 정책 보다 우선해야 할 것이라는 데 100% 공감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선이기 때문에 해야만 한다라는 당위론으로만 밀어붙이면 안되고 기업들이 투자에 자신을 가질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고 또 무엇보다 새 정부가 결코 반 기업이 아니라 공정한 시장 경제를 지향하면서 경제를 성장시킬 것이라는 정서적인 유대감도 함께 만들어가야 합니다.
또 하나 증세에 대한 생각도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분명하게 밝혀야 합니다. 어차피 지금의 재정만으로 공약한 복지나 일자리 만들기를 닿기에는 아무리 예산을 효율적으로 쓴다고 해도 모자를 것입니다. 경제팀에서 하는 얘기를 종합해 보면 아껴 쓰고 그래도 안되면 증세를 하겠다고 합니다만 답이 나와 있는 데 결과를 보자고 하는 건 대선 전에는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집권을 한 이 시점에는 오히려 분명한 방향성을 하루 빨리 제시해서 혼선을 좋습니다.
결국 관건은 법인세 아니겠습니까? 초고소득자들의 소득세 세율 조정을 통해서 더 걷히는 세금 얼마 안되죠? 결국 법인세율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핵심 키워드인데 어차피 올릴 생각이면 가급적 빨리 대안을 만들고 국회와 협의하기를 바랍니다. 다만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투자 많이 하고 질 좋은 일자리 많이 만들어내는 기업에 대한 차별적인 인센티브와 함께 대안을 이른 시일 내에 내놓는 다면 오히려 기업들도 그림을 그리기 쉬울 것입니다.
기업도 가계도 경제 주체로서 자신감을 가지려면 정부가 자신감을 보여 줘야 합니다. 그 자신감은 기업과 가계와의 공감대 위에서 만들어집니다. 바라건 데 대통령 집무실에 있는 일자리 현황판이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별로 필요 없어지기를 바랍니다. 우리 기업들이 서로 투자하려고 나서는 상황이 오면 대통령이 직접 안 챙겨도 되겠지요. 결국 투자입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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