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는 2021년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들이 자본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본확충 규제를 완화하는 카드를 제시하기도 했는데요.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 발행 등이 주요 수단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장슬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교보생명이 업계 최초로 해외에서 신종자본증권 5억 달러를 발행했습니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없고 이자만 지급하는 금융상품으로, 100% 자본으로 인정받는 것이 특징입니다.
앞서
한화생명은 국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선제적으로 자본확충에 나선 것은 오는 2021년부터 적용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때문.
새로 도입되는 국제회계기준은 보험사의 부채, 즉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보험금 평가 방식을 계약 시점 기준의 원가가 아닌 시장금리 등을 반영한 시가로 평가하는 기준입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최근 국제회계기준 도입이 역마진 상품을 많이 보유한 생명보험사의 자본적정성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흥국생명과 한화손해보험도 약 3,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사모방식으로 발행했습니다.
NH농협생명은 5,000억원의 후순위채 발행을,
현대해상과
동부화재 등 점유율 상위권의 손해보험사들도 후순위채 발행을 준비하며 자본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에 금융당국은 최근 보험사들이 자본확충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투자금 회수기간을 완화하는 등 보험업 감독규정을 개정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보험업계 관계자
"부채 듀레이션(투자금 회수기간)이 현재 20년으로 맞춰져 있는데, 이것을 단계적으로 연장할 수 있도록 허용해준다는 것은 보험사들이 RBC 급락을 피해갈 수 있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보험사들의 부채는 527조원.
리스크 관리가 주요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규제 완화 카드를 꺼내들어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움직임은 더욱 속도를 낼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장슬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