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발달에 도움이 되는 블럭이나 보드게임 같은 장난감을 자녀에게 맘껏 사줄 수 있는 부모는 그리 많지 않다.
2017년 레고가 내놓은 레고시티 시리즈 가운데 <경찰서>와 <여객터미널>, <화물수송열차> 등은 10만원이 훌쩍 넘는 등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그 때문에 약 10년 전부터 레고나 보드게임을 갖고 놀 수 있는 레고방이나 블럭방이 생겨났다.
대체로 시간당 5천원 전후의 금액이 책정돼 매장 안에서만 갖고 놀 수 있는 방식이다.
지난해 3월 경기도 광주 직영점을 오픈한 블럭팡은 비싼 레고를 집으로 가져가 놀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과감하게 내놨다.
완성품을 만드는데 한 시간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레고 놀이를 집에서 여유있게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서비스에 힘입어 블럭팡은 지난해 1호점 오픈 이후 불과 1년 만에 50개의 매장을 오픈했으며 총 95개의 가맹계약을 체결했다.
어떤 전략이 소비자와 가맹점주의 마음을 사로잡은 걸까?
블럭팡을 운영하고 있는 남정남 더 캠트 대표이사를 만나 창업비용과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사진= 무제한 레고 대여점 프랜차이즈 `블럭팡`을 운영하는 남정남 더 캠트 대표)
◇ 월 3만5천원에 무제한 대여 `국내 최초`..부품 분실 문제 해결한 게 열쇠
블럭팡은 시간당 4천원의 매장 이용요금제 외에도 1개월 무제한 대여요금제를 만들었다.
기존 블럭방이 시간당 5천~6천원 정도의 요금을 받는 것과 비교하면 매장 이용요금을 낮추는 대신 무제한으로 레고를 대여할 수 있는 월단위 요금제를 신설함으로써 고정 수익구조를 만들었다.
3만5천원의 실버 요금제를 선택하면 한 달에 레고나 보드게임을 집으로 무제한 대여할 수 있다.
한 번에 하나의 제품만 대여가 가능하며 반납하면 다른 제품을 대여할 수 있는 방식이다.
4만5천원의 골드 요금제나 5만5천원의 프리미엄 요금제를 선택할 경우 좀 더 고가의 블럭을 대여할 수 있다.
레고방 가운데 무제한 요금제로 레고를 집으로 가져갈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은 것은 블럭팡이 처음이다.
이는 분실 부품에 대한 공급 문제를 본사가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사진= 블럭팡 매장에 진열된 레고. 매장별 300~400여개의 레고와 보드게임이 마련돼 있다.)
남정남 더 캠트 대표는 "레고 코리아, 보드게임코리아와 협업하는 구조를 통해 각 점주가 손실보는 일없이 분실한 부품을 공급받을 수 있는 길을 확보한 것이 저희만의 노하우"라고 말했다.
실제로 블럭팡과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은 후발주자의 경우 분실 부품 유통구조를 확보하지 못해 대여서비스 운영에 고전하고 있다.
블록팡은 이같은 분실 부품 문제를 해결한 것과 별도로 부품 분실 자체를 최대한 방지하는 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다.
분실 부품을 빠르게 파악하기 위해 레고를 빌려간 아이들이 반납시에는 완성품으로 반납하도록 했으며 세 번 이상 부품을 분실한 고객은 남은 기간에 상관없이 회원권이 박탈된다는 점을 회원가입 약관에 명시했다.
또 분실방지를 위한 포스시스템과 대여방식, 분실방지 케이스 등의 분야에서 특허를 취득해 분실율을 최소화 했다.
이런 장점 때문에 블럭팡 가맹점들은 대부분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
20평형의 경우 평균 약 500만원, 30평형의 경우 약 700만원의 평균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1천만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곳도 매월 한 곳씩은 나온다.
기존 블럭방의 매출이 약 100~200만원에 그치는 데 비하면 약 4~5배 높은 수준이다.
이는 약 150여명의 회원 가운데 약 90%가 5만5천원의 프리미엄 무제한 요금제를 선택하는데다 매장이용 매출과 함께 식음료 판매 매출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서산점이나 별내, 영통, 동탄 같은 매출 상위 매장의 경우엔 어린자녀를 둔 젊은층 거주자가 많고 초등학교와 학원들이 밀집한 곳에 위치했다는 공통적인 특징을 갖고 있다.
남정남 대표는 "최근 아이들 수가 줄면서 인근에 초등학교가 3개 이상 있는 곳이어야 매출이 안정적으로 발생한다"며 "수학, 영어 같은 공부위주의 학원보다 피아노나 태권도, 미술 같은 예체능 학원이 많이 몰려있는 곳이 입지조건으로 좋다"고 설명했다.
◇ 평일 5시간만 근무 `주부들 각광`..창업비용 20평 기준 약 6천만원 선
블럭팡은 대체로 주부 창업주가 많다. 집안 일을 하면서도 매장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평일의 경우 대체로 아이들이 학교나 유치원에서 귀가한 이후 시간대인 오후 1시에서 2시 사이에 매장을 열고 아이들이 저녁 먹으러 들어가는 오후 6시 또는 7시에 문을 닫는다.
주말에도 점주가 매장 운영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
남정남 대표는 "아이들이 활동하는 시간에만 손님이 오기 때문에 더 많은 일을 하고 싶어도 할 필요가 없다"며 "외식업종처럼 새벽부터 재료를 준비하거나 밤 늦게까지 문을 열어 둬야하는 부담이 없어 남편과 아이를 챙겨야 하는 주부들에게 적절한 창업 아이템"이라고 말했다.
창업비용은 20평 기준 약 6천만원, 30평 기준 약 7천만원 정도가 소요된다.
가맹비와 교육비 650만원을 비롯해 인테리어 비용 약 3천만~3천500만원, 가구와 컴퓨터, 포스 등 각종 집기 비용이 1천만~1천500만원, 레고와 보드게임 비용이 약 1천~1천300만원 그 외 운영비품과 식자재, 초기 홍보비용과 오픈식 비용 등을 포함해 6천만~7천만원이면 영업을 시작할 수 있다.
(▲사진= 블럭팡 성남 신흥점 내부. 레고 대여외에도 식음료 부가 매출이 가능하다.)
매월 상표권 사용 등 로열티는 30만원이지만 블럭팡 매니저 관리 없이도 혼자서 매장을 잘 운영할 수 있다면 9만원까지 낮출 수 있다.
새 블럭 구입비용은 매월 약 30만원 정도 예상되고 점주의 70% 이상이 동의할 경우 최근 장난감과 관련된 유튜브 크리에이터나 연예인을 활용한 광고도 진행할 수 있다.
한 외식 프랜차이즈가 광고비를 모두 점주들에게 부담시켜 논란이 됐던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블록팡은 공동 마케팅을 진행할 경우 본사가 50%의 비용을 부담한다.
아이들과 함께 매장을 방문하는 주부 고객을 위해 블럭팡은 엄마들이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카페형 매장 창업도 가능하다.
카페 기능이 추가될 경우 전체 창업비용에서 약 1,600만원이 추가된다.
가맹점주의 취향과 매장 상황에 따라 다양한 편의시설 추가도 가능하다.
업소용 전자동 커피머신을 설치할 경우는 240만원, 사무실 공간을 추가할 경우 160만원, 레고 전시 유리장을 설치할 경우 전시 레고를 포함해 280만원을 추가하면 된다.
남정남 대표는 "요식업은 이미 포화상태일 뿐 아니라 오랜시간 일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며 “블럭팡은 일과 휴식의 균형을 잘 맞추면서 부가 수익을 원하는 분들에게 적합한 업종"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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