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경제 칼럼니스트 / 경희대학교 국제지역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트럼프 랠리의 끝' 입니다.
오바마케어를 대체할 이른바 트럼프케어가 오늘 하원 표결에 붙여집니다만 통과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오죠? 만약 부결이 된다면 세제개편안을 비롯한 트럼프의 경제정책이 급격히 동력을 잃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여기에 FBI가 대선 전에 트럼프 캠프가 러시아와 내통한 걸 수사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워싱턴 정가에는 일부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을 거론하기도 합니다.
여기에 월가에서는 미국 주식시장이 트럼프 당선 이후에 계속된 랠리에 피곤한 상태가 됐다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좀 쉬어 갈 때가 됐다는 겁니다. 하긴 트럼프 당선 이후에 미국 다우지수 무려 13%가 올랐습니다. 단기간에 너무 올랐습니다. 트럼프 정책의 기대감만으로 더 이상 시장을 들어올릴 힘이 부족하다는 데에 기본적으로 동의합니다.
조정을 받아야 한다는데 동의하지만 한 가지 정확하게 봐야 할 것은 트럼프의 정치적인 위상, 그러니까 임기초반 지지율로는 사상 최저치인 30%대의 지지율과 일부 의원들이 주장하는 탄핵 가능성을 너무 크게 봐서 트럼프노믹스가 급격히 동력을 잃을 것이라는 생각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는 이제 취임 두 달 밖에 안된 대통령입니다. 그가 러시아와 내통을 해서 부정하게 당선이 됐는지 여부는 알 수 없습니다. 예측 가능하지도 않습니다. 만약 트럼프가 우리의 경우처럼 탄핵의 절차를 밟는다면 시장은 크게 빠질 것입니다. 엄청난 불확실성에 시달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투자를 그 상황을 염두에 두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 가능성의 확률 자체를 가늠할 수도 없는 것이니까 말입니다.
그 가능성을 배제하고 보면 트럼프는 이제 취임 두 달인 신임 대통령이고 그의 정책을 구현할 단 한 건의 법안도 만들어내지 못했습니다. 트위터를 통해 그가 생각하는 정책의 일단을 보였을 뿐입니다. 정치는 협상입니다. 미국의회가 트럼프가 내는 모든 법안을 거부할 수는 없습니다. 또 엄밀히 말해 그럴 가능성도 없습니다. 지금 트럼프를 당선시킨 건 어디까지나 공화당입니다. 그 공화당이 상하원을 다 장악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트럼프가 정치적인 아웃사이더라고 해도 자기당이 배출한 대통령을 부정하는 정당과 의원들의 설 자리는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의회와 협상하고 조율할 것입니다. 혹시 오늘 밤에 트럼프케어가 부결된다고 하더라도 이젠 트럼프는 끝났다고 단정하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임기 초반 의회가 웬만하면 호의적으로 백악관을 대하는 분위기에서 많이 벗어나 있는 건 사실입니다만 미국 정치 시스템은 극단적인 선택을 잘 안 하죠.
또 한 가지, 지금까지 미국 주식 오른 것이 정말 트럼프에 대한 기대감 만으로 올랐습니까? 미국 연준이 금리를 올릴 정도로 경제가 회복되고 있지 않다면 과연 트럼프 랠리가 가능했겠습니까? 사실 이번 상승은 미국 경기회복의 가시성이 더 명확해지고 연준의 통화정책도 이 회복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트럼프의 경기진작책에 대한 기대와 결합해 나온 겁니다.
트럼프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좋지 않습니다. 또 그의 자질과 행태에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그에 대한 평가는 어느 대통령 보다 더 가혹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에 대한 여론을 만드는 주체가 누굽니까? 그와 척을 진 미국의 주류 언론입니다. 그리고 그 여론을 옮겨 전하는 우리 주류 언론 역시 그에게 그리 호의적이 지를 않죠.
여러분 오바마케어와 트럼프케어의 본질적인 차이를 아십니까? 대부분 모르실 겁니다. 문제의 본질을 잘 설명하고 판단을 하는 게 중요할 텐데 우리 언론의 트럼프에 대한 보도는 대부분 그의 막말과 기행 그리고 스캔들에 맞춰져 있습니다. 그래야 눈이 가겠지요?
트럼프를 선악의 개념에서 보기 시작하면 본질을 보기 어렵습니다. 적어도 투자자라면 더 냉정하게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해야 할 겁니다. 트럼프에 대한 판단, 너무 앞서가는 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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