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으로 삼성 경영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올해 투자와 인사 계획조차 아직 결정하지 못하는 등 일상적인 경영 활동마저 올스톱된 모습입니다.
문성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창사 이래 첫 총수 구속이라는 최대 위기에 빠진 삼성은 당혹감 속에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경영상황을 맞게 됐습니다.
삼성은 이에 따라 당분간 '그룹 2인자'인 최지성 부회장을 중심으로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래전략실장인 최 부회장이 그룹을 이끌어 가고 각 계열사별로 독립경영체제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이는 최태원 SK 회장이 수감됐을 때 그룹컨트롤 타워인 수펙스추구협의회의 김창근 의장이 리더 역할을 했던 것과 비슷한 형태입니다.
이럴 경우 이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국회 국정조사에서 약속했던 미전실 해체는 당분간 미뤄지게 됩니다.
사장단 인사와 신입사원 공개채용,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이 요구한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분리 작업 역시 상반기 안에 추진되기 어렵습니다.
이와 함께 삼성이 9조원에 인수하기로 한 미국 전장업체 하만이 우리 시간으로 오늘 밤 주총을 열고 합병 안건을 결의하는데,
이 부회장의 구속이 자칫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내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갤럭시노트7 후유증 극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인 차기 스마트폰 갤럭시S8 출시가 연기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까지 나옵니다.
더 큰 문제는 향후 이 부회장이 실형을 선고받아 경영 공백이 장기화 됐을 경우입니다.
미래먹거리로 꼽은 바이오와 전장 사업의 공격 행보에 제동이 걸릴 수 밖에 없습니다.
시장 진입과 선점을 위해서는 기업인수합병이 필수적인데 대규모 자금이 투입돼야 하는 이 같은 결정은 이 부회장 없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 부회장이 이끌던 '뉴 삼성'의 사업재편과 구조조정, 쇄신안 준비도 기약없이 연기될 전망입니다.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글로벌 경쟁사들이 사업재편을 서두르는 마당에 삼성은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한국경제TV 문성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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