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SBS 스페셜 `대통령의 탄생`에서는 대통령의 자질을 검증하기에 역부족이었던 대선 후보 TV 토론의 실체에 대해 다룬다.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에서 TV토론은 ‘누가 암기를 잘하나’, ‘누가 의혹을 미꾸라지처럼 잘 빠져나가느냐’ 등 암기왕과 눈치왕을 뽑는 자리로 전락했다. 국민은 TV 토론을 통해 대통령 후보의 능력도, 비전도 알 수 없다. 그런데 이 재미도, 감동도 없는 TV 토론은 알고보니 단어 하나하나까지 철저하게 계산된 ‘기획 작품’이었다.
2012년 대선 당시 후보자 TV 토론 방송을 제작한 김영주 전 프로듀서는 TV토론이 정책의 내용, 후보들 간 상호 검증보다 후보들 개인의 화면 욕심과 방어 태세에 치중해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주제라던지, 크게 이야기해야 되는 고리들이 상당히 정치적으로 결정이 돼있어요. 이 단어를 쓸 건지 말 건지까지 거기서 논의가 끝나버리는 거죠."라며 제대로 된 토론 진행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상대방 발언에 대한 리액션은 찍지 말라’고 통보하는 것은 기본이고, ‘너무 공격적인 질문은 빼달라’, ‘특정 단어를 사용하지 말아달라’는 요구까지 있다고 한다. 각 후보마다 천차만별인 요구 사항에, TV 토론은 결국 정해진 수순대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직접 TV 토론 방송을 제작했던 프로듀서, 전·현직 국회의원 모두 현행 TV 토론으로는 대통령 후보의 능력과 자질을 검증하기에 역부족이라며 입을 모았다. 국민 역시 대통령 후보들이 치열하게 격론을 펼칠 수 있는 장이 마련되기를 원한다.
이명박 대선캠프의 전략기획총괄을 담당했던 정두언 전 국회의원은 자유로운 끝장 토론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하루 종일 왜 못해? TV 토론 날은 하루 종일 하는 거야 밤 12시까지. 근데 양 후보가 합의 안 할 걸?“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정치권과 국민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 제작진은 대선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을 직접 찾아가 끝장 토론을 제안했다. 후보들은 과연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017년 2월 5일 일요일 밤 11시 5분, `SBS 스페셜 - 대통령의 탄생`에서 대선 후보 TV 토론의 뒷이야기가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