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장시호 씨의 `학칙위반 졸업` 논란과 관련해 외부 전문가에게 법률검토를 의뢰한 결과, 학칙에 명시된 규정을 어기고 졸업했을 경우 이를 취소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해 교육부는장시호 씨처럼 3회 이상 학사경고를 받고도 정상적으로 졸업한 이들을 제적시키거나 학위를 취소할 수 있는지 법무법인 3곳에 법률검토를 의뢰했다.
A법무법인은 "학칙에 반해 학점을 이수했거나 학위를 취득했을 경우 졸업생에게 보호할만한 신뢰이익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신뢰이익이란 어떤 법률행위가 무효가 됐을 때, 당사자가 이 행위를 유효라고 믿음으로써 생긴 손해를 일컫는다.
다만 학칙에 제적 기준이 매우 명확히 나와 있고, 이 기준이 재량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만한 여지가 없으므로 이를 어기고 학위를 땄다면 졸업을 취소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연세대 학칙 제48조에서는 "학사경고를 총 3회 받을 경우 성적 불량으로 제적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반면 교육부가 함께 법률검토를 의뢰한 다른 두 법무법인은 장시호 씨의 졸업을 취소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B법무법인은 이들의 학점 취득과 학위 수여는 학생과 학교 사이의 사법상 법률관계이기 때문에 정부부처인 교육부가 나서 취소를 강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해석했다.
교육부는 체육 특기생의 경우 다른 학생들과 달리 학사경고 누적이 졸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확신을 오랜 기간 가져왔다며, 법률자문과 내부 검토 등 다양한 방법을 바탕으로 고민한 결과 졸업 취소가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규정에는 어긋나지만 (학사경고가 누적된 체육 특기생의 학위 취득이) 관행으로 굳어졌기 때문에 신뢰이익이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며 "다만, 연대가 학칙에 근거해 학위를 수여하지 않은 잘못을 인정해 이르면 3월께 (모집정지 등의) 처분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