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리포트를 통해 살펴본 대로 제조업 위기가 심각한데, 군산 뿐만의 문제가 아닌 거죠.
<기자>
네. 우리나라 산단 가운데 군산이 가장 어려운 수준이지만, 다른 곳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통계를 보면 2011년 80.5%였던 우리나라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2016년 70.3%으로 하락했습니다.
또한 2010년 5.71%던 제조업 매출액 순이익률은 2015년 3.30%로 악화됐습니다.
제조업체 구매담당자가 경기를 어떻게 보는지를 알려주는 지표인 구매관리자지수, PMI를 살펴봐도 그렇습니다.
5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경기가 좋아지고, 낮으면 앞으로 경기가 더 나빠질 것으로 판단하는 건데
우리나라의 12월 제조업 PMI는 49.4였습니다.
같은 기간 중국은 51.9, 미국은 54.7. 일본과 유로존은 각각 52.4, 54.9로 모두 50을 넘겼습니다.
지난해 우리 산업계,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지만 앞으로도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겁니다.
<앵커>
경쟁국들은 제조업 경기가 회복세다, 또 세계 경기가 좋아질 전망인데 우리는 그렇지 않다는 거죠.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봐야 합니까.
<기자>
우선 현재의 대내외 여건을 들 수 있겠습니다. 알려진대로 중국과 미국 사이의 이른바 G2 리스크에 우리 기업들이 실제적인 피해를 보고 있고,
혼란한 국내 정치상황, 노사 갈등 격화 등 안팎으로 기업하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조금 본질적으로 살펴보자면...독일과 미국 같은 나라들은 2008년 금융위기 직후 한 발 먼저 제조업 르네상스 전략을 추진했습니다. 제조업 4.0, 메이킹 인 아메리카와 같은 전략들이 이때 나왔습니다.
해외로 나간 기업을 자국 내로 돌아오게 하고, 제조업을 첨단화하는 혁신을 정부 차원의 지원과 규제 완화를 통해 단행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조금 늦었습니다.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엔화 강세 등 대외여건 호조로 한국 제조업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이 2010년 7위에서 2012년 5위로 상승하는 등, 당시에는 위기가 눈에 보이지 않아 선제적으로 혁신을 하지 못했다는 분석입니다.
이른바 '성공의 덫' 즉 이제 됐다는 안도감에 한국 제조업이 빠져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위기가 찾아왔다는 겁니다.
산업부가 외국 사례를 모티브로 한 '산업혁신 3.0' 운동은 금융위기 5년 뒤인 2013년에서야 시작됐고, 제조업 4.0의 근간인 '스마트 공장화 운동'은 2015년 들어서야 출범했습니다.
혁신이 남들 보다 한 발 늦었다면, 규제혁신의 속도라도 빨라야 할 텐데요.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경쟁국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규제의 틀을 바꾸는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현장의 목소리를 조현석 기자가 담았습니다.
<조현석 기자 리포트>
<앵커>
규제를 혁파하지 않으면 제조업 근간이 흔들릴 수 밖에 없다는 건데. 오늘부터 시작된 임시 국회는 오히려 우리 경제와 기업을 옥죌 우려가 많은법 개정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규제혁신에 속도를 내도 모자를 지금 시점에 국회는 거꾸로 규제를 만드는 형국입니다.
계속되는 불황에, 중국과 미국이 경제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권의 규제강화 움직임에 경제계는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습니다.
임원식 기자의 리포트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임원식 기자 리포트>
<앵커>
IMF, 금융위기 때보다 지금이 더 큰 위기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 때,
기업과 정부 정책의 동력이 어디를 향해야 하느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 이슈분석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고요.
한국경제TV는 다음주까지 신년 기획으로 한국 산업의 위기와 해법을 모색하고 주요 산업의 업종별 혁신 방향성에 대해서 집중 점검하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내일은 우리 사회의 고령화, 고임금 문제를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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