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회 대종상영화제가 수상자들의 대거 불참으로 작년에 이어 주인공 없는 반쪽짜리 행사로 치러졌다.
특히 주·조연 배우뿐만 아니라 나머지 수상자들도 상당수 참석하지 않아 시상식 내내 대리수상이 이어졌다.
27일 오후 서울 세종대학교 컨벤션홀에서 열린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에서는 이병헌, 김희진, 최리, 김환희, 조정래 감독만이 참석했다.
대종상영화제는 1962년 제1회 시상식이 열린 이래로 꾸준히 유지된 국내 대표 영화 시상식 중 하나다.
그러나 영화제 조직위원회와 집행위원회 간 내부 갈등과 수상자 선정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이 이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영화제에 참석하지 않은 배우에게는 상을 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남녀주연상 후보와 인기상 수상자 전원이 영화제를 보이콧하는 역풍을 맞았다.
올해 대종상영화제도 내부 갈등 끝에 뒤늦게 개최가 확정됐지만, 영화인들의 신뢰를 잃어 총 29편의 작품이 출품되는 데 그쳤다.
`내부자들`은 이날 최우수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이병헌), 감독상(우민호), 기획상(김원국), 시나리오상(우민호) 등 5개 부문을 휩쓸었다.
`덕혜옹주`는 여우주연상(손예진)과 여우조연상(라미란)을 비롯해 의상상(권유진, 임승희), 음악상(최용락, 조성우)을 받았다. 그러나 수상자 전원이 불참해 이 영화의 프로듀서가 모두 대리 수상했다.
`곡성`도 신인여우상(김환희)을 비롯해 녹음상(김신용, 박용기), 편집상(김선민), 조명상(김창호), 촬영상(홍경표) 등 5관왕에 올랐다. `곡성` 역시 김환희를 제외하고 나머지 수상자들은 모두 불참해 수상자가 발표될 때마다 김환희가 무대에 올라 "상을 잘 전달하겠다"는 소감을 말하는 촌극이 빚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