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증가분의 57%, 연소득 3~5천만원이 늘려부채 상환능력은 대체로 `양호`올들어 연소득 3~5천만원 대출자가 가계빚 증가를 주도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27일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연소득 3천만원~5천만원인 개인의 가계대출 잔액은 올들어 9월까지 총 55조9천억원 급증했습니다. 같은 기간 연소득 3천만원 미만은 27조4천억원, 연소득 5천만원 이상은 14조9천억원이 각각 늘었습니다. 전체 대출 증가분의 절반 이상이 3~5천만원 차주로부터 비롯된 것입니다. 이에 따라 9월말 현재 가계대출자 가운데 연소득 5천만원 이상은 17.8%, 3천만원 미만은 35%으로 각각 비중이 감소했습니다.
이처럼 올들어 연소득 3~5천만원 대출자가 늘어난 것은 주택마련을 위한 대출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월세 등 주거비 부담이 커지면서 생활비 조달 등을 위한 대출도 꾸준히 늘어난 데 기인한 것이라고 한국은행은 분석했습니다.
가계빚은 소득보다 빠른 속도로 늘었습니다. 처분가능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3분기말 현재 151.1%로 1년전 143.7%에 비해 7.4%포인트 올랐습니다. 가계의 부채상환 부담이 계속 늘고 있다는 뜻입니다.
특히 이는 부채가 빠르게 늘었다기보다는 소득 증가가 둔화된 데 따른 것으로 평가됩니다.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이어간 반면,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은 지난해말 5.2%에서 올 3분기말 3.5%로 하락했습니다.
한국은행은 다만 3분기말 기준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이 45.3%로 추정되고 있어, 45.9%인 예년 수준과 비슷했다며, 여전히 가계의 금융자산이 부채의 2.2배 수준에 달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가계 부채 상환능력은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문제는 취약계층…저신용·저소득·다중채무 우려3중고 겪는 대출자 부채 `78조6천억원`이처럼 연소득 3~5천만원의 30~40대 직장인들이 대출증가를 주도하면서 가계빚 증가가 대출차주 전반의 리스크로 비화될 가능성은 아직까지는 낮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소득여건의 저하는 저소득·저신용·다중채무자로 일컬어지는 취약계층의 부실 위험성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3분기말 현재 국내 가계대출에서 저신용자는 7.4%, 저소득자는 11.1%,3개 이상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는 30.7%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들은 은행보다 변동금리 대출을 많이 취급하는 비은행에서 대출을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들 차주의 비은행대출 비중은 저신용자 74.2%, 저소득자 47.3%, 다중채무자 52.3%라고 한국은행은 밝혔습니다.특히 이들 취약계층은 가계대출 가운데 연 15%이상 고금리 신용대출을 받고 있는 비중이 전체 대출자 평균에 비해 높았습니다. 전체 차주의 고금리 신용대출 비중은 3.5%인 반면, 저신용차주는 17.3%, 저소득 차주는 5.8%, 다중채무자는 8.0%를 각각 기록했습니다.아울러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신용 또는 저소득자인 대출자를 취약계층으로 정의내릴 경우 3분기말 현재 전체 가계대출자의 8%가 취약계층에 해당하며, 이들이 빌린 돈은 약 78조6천억원에 이릅니다.
한국은행은 대출금리가 오르면, 상환능력이 부족하고 변동금리 대출을 상대적으로 많이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저신용·저소득·다중채무자 등 취약차주의 이자상환 부담이 늘어, 관련 대출의 건전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다만 전체 가계부채 가운데 취약차주 비중이 크지 않고 그간 정부와 당국이 가계부채 관리 노력을 강화해 온 점에 비추어 볼 때 현 시점에서 대출금리 상승이 전체 가계부채와 금융기관 전반의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또 금융부채 보유가구의 경우 금융자산 규모가 금융부채보다 많아 금리상승시 가계 이자수지는 중장기적으로 개선될 여지도 있다고 한국은행은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