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되면서 올해는 박 대통령의 연하장을 볼 수 없게 됐다.
해마다 12월 20일 전후로 여야 정당 대표 등 각계각층에 연하장을 발송했지만, 올해는 탄핵 정국 상황을 고려해 연하장을 보내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2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올해는 대통령 명의 연하장을 보내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정부 예산을 사용하지 않고 개인 자격으로 연하장을 보내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박 대통령은 `현 상황에서 연하장 발송은 부적절하다`고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순실 게이트 파문으로 탄핵 심판과 특검 수사를 앞두고 있고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덕담을 건네고 새해 각오를 밝히는 연하장을 보내는 것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다 박 대통령은 탄핵으로 군 통수권한도 정지됐기 때문에 군부대 방문 등의 일정도 하지 못하는 상태이고, 신년사도 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은 연말·연초 관저 칩거를 이어가면서 탄핵심판 및 특검 수사 대응에 집중할 전망이다.
대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박 대통령이 그간 진행해왔던 연말·연초 일정을 최소 범위 내에서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황 권한대행은 이달 초 이미 총리 자격으로 각계각층에 정유년(丁酉年)을 맞이하는 연하장을 발송했다. 황 대행은 연하장에서 "힘차게 새벽을 깨우는 닭처럼 새해에는 온나라에 희망이 넘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