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고별연설`을 하고 지난 10년에 걸친 유엔 수장으로서의 업무를 사실상 마무리한다.
제8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임기는 오는 31일까지지만, 193개 회원국에 공식으로 작별을 고하는 것은 이날 총회에서다.
신·구임 사무총장의 이·취임식의 성격으로 내년 1월 1일 취임하는 제9대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 내정자도 이 자리에서 취임 선서를 한다.
오전 10시(한국시간 13일 자정)부터 열리는 총회에서는 세계 5개 지역의 대표들이 차례로 등단해 반 총장이 이룬 세계 평화·개발·인권 분야의 공적을 평가하고 퇴임하는 반 총장에게 감사를 표시하는 `헌사`를 할 예정이다.
반 총장의 이에 화답하는 형식으로 마지막 연설에 나선다.
반 총장은 "지난 10년 동안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일할 수 있었던 것은 개인으로 큰 영광이었다"라는 요지로 회원국들에 감사를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한국이 6.25전쟁 후 폐허 속에서 받은 유엔의 원조를 바탕으로 경제발전을 이룬 점을 언급하면서 "저는 한국에서 태어나 유엔의 힘으로 자란 `유엔 어린이(UN Child)`"라는 언급도 할 것으로 전해졌다.
나아가 임기 중 분쟁, 글로벌 경제위기, 난민사태 등 난제가 적지 않았지만, 회원국들의 협조를 바탕으로 이를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는 점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총회는 이날 반 총장의 공적을 평가하는 결의안을 채택할 예정이다.
반 총장은 지난주 오스트리아 빈을 방문하는 것으로 임기 중 마지막 국외출장을 마쳤다.
오스트리아에서는 빈에 있는 유엔 사무국을 방문하고, 난민들이 일하고 있는 식당을 찾았으며, 최근 대선에서 승리한 녹색당 당수 출신의 알렉산더 판데어벨렌(72) 대통령 당선인과 만났다.
내년 1월 중순 귀국 후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반 총장은 이어 유엔에서 잇따라 기자회견을 한다.
16일에는 유엔출입기자단(UNCA)과의 기자회견이, 20일에서 23일 사이에는 유엔본부를 출입하는 한국 특파원단과의 기자회견이 각각 예정돼 있다.
이 자리에서 자신의 대권 도전 문제에 대해 어떤 언급을 할지에 초미의 관심이 쏠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