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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빚에 내몰린 청년들…"내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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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3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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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바일 소액대출' 급증...청년층 "내일이 없다" (반기웅 기자)

    <앵커> 취업난에 허덕이는 청년층이 손쉽게 손 내미는 곳이 저축은행과 대부업체입니다. 특히 요즘에는 간편한 모바일 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는데요. 부작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청년층에 파고든 모바일 대출의 빛과 그림자를 연속으로 짚어 보겠습니다.

    반기웅 기자입니다.

    <기자>

    4개월 전 저축은행에서 '모바일 대출'을 받은 36살 황 모 씨.

    절차 없이 간편히 빌려준다는 말에 무심코 대출을 받았다가 비싼 이자 부담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인터뷰> 모바일 대출 이용자

    "쉽게 쉽게 대출을 받으려고, 휴대폰으로 하다 보니까 금액이 커지기도 했고. 거기에 이자라던지 그런 부분 때문에 많이 곤란하고 힘들어..."

    저축은행에 전화 해봤습니다.

    무엇보다 쉽고 간편한 절차를 강조합니다.

    <인터뷰> 저축은행 대출 상담사

    "어플 다운로드 받으시면, 대출 들어가시면 신청이 있어요. 그쪽 들어가면 무서류로 가능하세요"

    모바일 대출이 늘면서 청년층 부채 규모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 대부업 20대 이용자 비중은 20%를 넘어섰고, 지난 4년간 대출금 규모는 77% 증가해 1조 원에 달합니다.//

    청년층이 주로 이용하는 모바일 카드론도 급증해, 전체 카드론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넘어서는 등 해마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분별한 대출은 소득이 불안정한 청년층을 빚의 늪에 빠뜨릴 수 있습니다.

    대부업 대출 한 번으로 신용등급이 최대 3.7등급까지 떨어질 수 있는 만큼 두고두고 청년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겁니다.

    <인터뷰>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모바일 대출을 할 정도면 어렵잖아요. 결국은 못 갚습니다. 못 갚다 보니까 신용불량자도 되고, 설사 갚는다 하더라도 신용등급이 5등급 7등급으로 떨어지다보니 다시 1금융권에 진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청년층에게 빚을 권하는 가계부채 1천300조 시대.

    간편 대출의 유혹 속에 빚을 내 빚을 갚다 빚더미에 오르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반기웅입니다.

    # 급증하는 '청년도산'..."빚 갚기가 더 어려워" (한창율 기자)

    <앵커>

    이처럼 청년층들까지 빚의 늪에 빠져들게 되면 헤어나오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른바 신용불량 낙인효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더라도 정상적인 경제생활을 하기 어렵게 될 우려가 큽니다.

    계속해서 한창율 기자입니다.

    <기자> 20대 대출자의 평균 부채금액은 2203만원.

    다른 연령대에 비하면 절대적인 규모는 작지만, 대부분 학자금과 생활비 등을 2·3금융권 대출을 통해 조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2·3금융권 대출을 한번이라도 받으면 신용등급 하락이 불가피해 아르바이트로도 충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여기다 청년실업률은 9.4%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청년층의 미래를 더욱 암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인터뷰>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

    "취업이 지금 굉장히 어렵지 않습니까. 여기에 신용불량이라는 낙인까지 더하게 되면 아예 취업할 기회조차 차단이 된다 이런 측면에서 매우 위험한거죠"

    실제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 신청자 가운데 20대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압도적인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개인워크아웃 신청자 가운데 20대는 8.8% 늘었고 프리워크아웃 신청자도 20대만 41.7%나 증가했습니다.

    지난 2010년 처음 도입된 '취업 후 학자금 상환' 제도를 살펴봐도, 학자금 대출을 받은 청년층 가운데 미상환자는 3년 사이에 8배로 불어났습니다.

    한번 시작된 빚의 고리가 취업 이후에도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셈.

    경제적 기반을 닦아놓지도 못한 상황에서 신용불량자 낙인에다 취업마저 어려워지면서 청년층이 벼랑끝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한창율입니다.

    #[출연] 무너지는 청년경제…빌리기 쉽고 갚기 어렵다 (정원우 기자)

    <앵커> 청년층을 빚의 늪으로 빠뜨릴 수 있는 ‘모바일 대출’의 실태에 대해서 취재기자와 함께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경제팀 정원우 기자 나와있습니다. 앞서 리포트에서 잠깐 나왔지만 대출 과정이 그렇게 까다롭지가 않은 모양이네요?

    <기자> 저희 취재기자가 직접 전화를 해서 모바일 대출과 관련해 상담을 받아 봤는데, 별도의 서류를 제출할 것도 없었고요. 소득심사 같은 것도 따로 없었습니다. 말 그대로 간편대출입니다.

    지금 화면에 나오고 있는 건 국내에서 유명한 한 저축은행 모바일 대출 상담화면입니다. 개인정보를 넣고, 얼마를 원하는지, 그리고 왜 대출을 받는 건지 적어 넣기만 하면 아주 짧은 시간안에 대출이 가능한 구조입니다.

    <앵커> 네, 지금 화면에 나오고 있는데, 청년층은 대출을 받을 때 주의해라. 이런 안내 멘트같은건 따로 없는 겁니까?

    <기자> 일부 상품의 경우는 간단한 안내 멘트 정도는 적어놓고는 있는데 '대학생과 사회초년생은 대출이 안되거나 별도로 서류요청을 할 수도 있다' 라고만 돼 있습니다. 실제로 대출을 받지 못하는 건 아니다라는 얘기입니다.

    <앵커> 안내문구가 소극적이고, 아예 주의하라는 문구조차 없는 상품도 있다 이런 얘기군요. 방금 전에 본 상품이 저축은행 모바일 대출이라고 했는데, 언뜻 봐서는 저축은행 상품인지 모르겠네요. 저축은행 대출을 이용하면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거 아닙니까?

    <기자> 말씀하신 것처럼 일부 모바일 대출 상품들은 ‘저축은행’ 상품이라는 고지 없이, 청년층을 잡겠다는 이유로 특정 브랜드를 내건 채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보통 저축은행 대출상품을 이용하면 중금리대출인 경우 1.1등급, 그밖의 신용대출은 1.7등급 정도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대학생들이나 사회 초년생들이 이런 점을 잘 모르고 대출 시장에 발을 들여놓는다는 사실입니다.

    실제 앞서 리포트에서 모바일 대출을 중심으로 20대 대출 이용자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었는데요. 모바일대출의 경우 시중은행 잔액이 370억원에 불과하지만 SBI저축은행 한곳만해도 1,600억원(웰컴저축은행 텐대출 800억)을 돌파했습니다. 모바일 대출과 같은 간편대출이 2,3금융권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이 가운데 적지 않은 이용자가 20대 등 청년층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특히 12월부터 전국 79개 모든 저축은행에서 비대면 모바일 대출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앞으로 이 시장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만큼 청년층들이 무분별한 대출에 노출되기 더 쉬워진다고 할 수 있겠죠.

    <앵커> 이대로 계속 두면 청년취약계층이 더 부실화될 위험성도 높겠군요. 상황이 이런데 당국은 뭘 하고 있습니까?

    <기자> 당국도 그냥 두 손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지난 3월, 당국은 대학생과 청년층이 여러 금융지원 제도가 있는 걸 모르고 2금융권 대출을 이용하는 일을 최소화하도록 내년 5월까지 행정지도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청년층이 저축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으려고 할 때 다양한 정부 지원제도가 있다는 걸 반드시 확인하도록 하고 소득과 상환능력도 확인해서 무분별한 대출을 막겠다는 취지입니다.

    <앵커> 하지만 모바일 대출에서는 그런 과정이 생략된 채로 대출이 이뤄지고 있는 거네요?

    <기자> 맞습니다. 그리고 당국이 했다는 행정지도라는 게 뭔지 알아봤더니 '이러이러한 부분을 자제해라'하고 공문을 보내는 거였습니다. 당국 관계자의 설명 잠시 들어보시겠습니다.

    [전화인터뷰] 금융감독원 관계자

    “행정지도라고 칭하는 것은 공문형태로 요즘에는 공문을 그림자규제라고 해서.. 지도공문을 막 보낼 수가 없어요. 부담을 주는 것들을 금융회사에다가.. 그래서 행정지도 심의위원회에서 통과 된 것만 지도공문을 보내고 이렇게 하죠”

    <앵커> 무분별한 청년대출을 막기 위해 당국이 하고 있는 게 공문이 전부다. 어째서 이런 겁니까?

    <기자> 당국도 행정지도선에 그치는 데에는 다 사정이 있었습니다. 마땅히 이를 규제할 법제도가 없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많지만 어디까지나 합법적인 대출영업이기 때문에 강제로 규제할 수가 없는 셈입니다.

    <앵커> 다른 선진국들은 이런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도 궁금한데요.

    <기자> 일단 기본적으로 유럽 일부 선진국들은 완전고용에 가깝기 때문에 청년들이 채무를 져도 쉽게 빠져나올 수 있는 구조로 돼 있습니다. 청년실업이 심각한 우리나라와는 상황이 다르고요. 영국과 호주의 경우에는 청년을 포함해서 취약계층들이 부실화되지 않을 수 있도록 제도가 잘 정비돼 있다고 합니다.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의 설명입니다.

    [인터뷰] 제윤경 의원 / 더불어민주당

    “영국이나 호주 이런데는 사전채무 재조정제도가 채무자 중심으로, 채무자에 우호적으로 제도가 마련돼 있습니다. 소비자가 빚을 갚기가 어렵습니다 라고 요청을 하게 되면 프로그램에 따라 3개월간 채무상환이 유예가 되고요. 그 기간동안 채무재조정 협상을 하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채무자의 현재 재무상태에 맞춰서 원금을 일부 깎아준다거나 아니면 상환기간 자체를 늘려서 매월 부담액을 줄인다든가 여러 가지 형태의 채무재조정 내용이 만들어질 수 있겠죠."

    <기자> 제윤경 의원 측은 갚을 능력도 없는 이용자들에게 돈을 마구 빌려주고 보는 약탈적 대출을 금지하고 대출 이용자의 사전채무조정 권리를 강화하는 내용의 신용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을 곧 발의할 계획입니다.

    <앵커> 제도가 도입이 된다면 상환능력이 취약한 청년들에게 특히 보탬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쉽고 간편한 모바일 대출이라도 청년 취약계층들에게 충분히 위험성을 알리고, 계도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하는 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청년들을 빚의 늪으로 빠뜨리는 모바일 대출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정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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