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경제 칼럼니스트 / 경희대학교 국제지역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자영업 대란' 입니다.
우리 가계부채 문제야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만 그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사실 자영업자 대출이 더 문제라는 지적들이 많이 나옵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민, 신한, KEB하나 등 6개 시중은행의 지난 10월 말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214조 원을 넘어갔습니다. 작년 말 보다 8% 가까이 늘어난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자영업자 대출이 은행 입장에서 기업에 대한 대출로 분류가 되지만, 실제로는 생활자금으로 전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사실상 가계대출과 비슷한 속성을 갖고 있다고 봐야죠.
은행들은 지난 몇 년간 저금리가 계속되면서 자영업자 대출을 꾸준히 늘려왔습니다. 담보비중도 높고 금액도 기업대출 보다 소액이다 보니 부실위험이 그만큼 낮기 때문입니다. 큰 규모로 대출해줬다가 물리는 것 보다, 작게 작게 잘라서 대출을 하는 분산을 해놓아야 최종적인 부실율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내수경기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시중 금리가 오르면 대출도 안심할 수가 없을 겁니다. 적어도 은행의 입장에서는 대출을 해주는 데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가능성이 높아질 겁니다.
세계에서 자영업 비중이 가장 높은 게 우리나라죠. 몇 년 전부터 은퇴를 시작했던 베이비 부머들의 창업 열풍은 자영업 대출의 폭증만을 남기고 5년 안에 절반은 폐업을 하는 암울한 결과로 끝나가고 있습니다. 급등하던 창업이 주춤한 건 우리 내수 침체의 일단을 보여줍니다.
우리 자영업이 앞으로 직면할 또 하나의 변수가 최저임금입니다. 1년에 한 번씩 정하게 되는 최저임금 협상의 과정을 보면 '이게 협상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용자측은 동결을, 근로자 측은 거의 최소 만원 그러니까 80% 이상의 인상을 주장합니다. 결국 공익대표들이 중재안을 내서 5-8%의 인상을 해오고 있는 현실입니다.
내년 우리나라의 시간당 최저임금은 6,470원입니다. 올해보다 7.3% 인상이 된 겁니다. 물가상승률이 1% 정도 되는데 최저임금은 7% 인상이라니, 자영업자들은 억울할 것이고 받는 분들은 한 시간 일해야 한끼 밥값도 안되니 이걸로는 못산다고 할만합니다.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으로 인해 미국의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는 생각보다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만 어디까지나 힐러리 클린턴이 됐을 경우와 비교했을 때 그렇다는 겁니다. 이미 몇몇 주와 대도시에서 최저임금 15달러를 법으로 정하려고 하는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이 추세를 꺾을 수는 없을 겁니다. 흑인, 히스패닉 등 저소득층의 표를 의식해야 하는 입장인 건 이 트럼프도 예외는 아닐 겁니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우리의 정국이고 초미의 관심사인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되든, 안 되든 간에 우리 정치 시스템은 변화가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그 방향은 적어도 지금보다는 강성이 아닌 연성인 대통령 중심제의 유지가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의원 내각제라든지 이원 집정부제 같은 의회 권력으로 중심축이 바뀌는 변화가 유력할 겁니다.
당연히 최저임금을 비롯한 저소득 근로자, 청년실업에 고통 받는 젊은 층들을 위한 정책들이 내년 대선에 반영될 것입니다. 인건비 비중이 높고 비정규직의 고용 비중이 높은 산업과 자영업은 매우 힘들어 질 겁니다.
제가 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편의점 주식을 그리 좋게 보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편의점 점주들이 돈이 안 남는 구조에서 편의점 업체들의 이익이 늘 수 없습니다. 한 해에 1,000개씩 점포를 늘리고 있는 대형 편의점 업체들, 1인 가구의 증가와 일본의 예에서 보듯이 유통업체들 중에 가장 확장성이 높다는 것도 인정하지만 최저임금을 비롯한 인건비가 올라버리면 이 같은 호조건은 그야말로 사상누각입니다.
예를 편의점으로 들었습니다만 자영업자들과의 협업을 통해서 수익을 내야 하는 유통업을 비롯한 회사들의 주식에 대한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봅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참고하세요]
★ 증시라인 11, 평일 오전 11시 L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