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박근혜 대통령과 비공개 면담을 한 것으로 알려진 대기업 총수들이 어제 오후 줄줄이 검찰에 나와 밤늦게까지 조사를 받고 귀가했습니다.
검찰특별수사본부는 어제 오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오늘 새벽 2시까지 조사했습니다.
조사를 마친 이 부회장은 지하주차장에 준비된 검은색 카니발을 타고 청사를 빠져나갔습니다.
수사본부는 이 부회장을 상대로 지난해 7월 박 대통령과의 개별 면담이 이뤄진 경위와 당시 대화 내용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습이다.
삼성이 미르·K스포츠 재단에 대기업 중 가장 많은 204억 원을 내는 데 당시 면담의 영향이 있었는지 등 출연 배경도 조사 대상이었습니다.
아울러 대한승마협회 회장사인 삼성이 최순실 씨와 딸 정유라 씨가 실소유주인 독일 비덱스포츠에 35억원가량을 송금한 경위도 조사했습니다.
LG그룹 총수로서 처음 검찰에 출석한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조사를 받고 어제 오후 11시쯤 귀가했습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오늘 오전 1시 20분 무렵까지 조사를 받았습니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지난해 7월 박근혜 대통령과의 개별 면담이 어떤 경위로 마련됐는지,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집중적으로 물었습니다.
박 대통령은 작년 7월 24일 청와대로 대기업 총수 17명을 불러 오찬을 겸한 공식 간담회를 개최한 뒤 7명의 총수와 따로 비공개 면담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의 취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적극적인 참여를 주문했을 거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총수들은 대통령과 만남에서 자사의 `민원`을 언급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오늘 오전 1시 30까지 조사를 받은 뒤 지하주차장에 준비된 검은색 제네시스 차량을 타고 귀가했습니다.
최 회장은 지난해 7월 수감 중이어서 박 대통령과 개별 면담은 하지 않았으나 검찰은 SK가 두 재단에 기금을 출연한 과정에서 최종 결정권자였다고 보고 최 회장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했습니다.
비공개 면담에 참석한 김창근 SK 수펙스 의장도 앞서 검찰에 나왔습니다.
SK는 111억원, LG는 78억원, CJ는 13억원을 각각 미르·K스포츠 재단에 기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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