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위, 전체회의 열렸으나 정상적인 진행 못해정치권 격랑에 예산안 처리 기약 없어박근혜 대통령이 2일 `김병준 국무총리`와 `임종룡 경제 부총리`를 내정하면서 국정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른바 책임총리라는 명분을 내세운 깜짝 개각으로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국회도 제기능을 상실한 채 표류하고 있다. 400조원대의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해야 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2일 전체회의를 열었으나 박근혜 대통령의 `깜짝 개각` 발표에 사실상 멈춰섰다.
예결위는 당초 이날 10시부터 비경제부처 예산심사에 착수할 예정이었으나 정부 대표로 예산안을 설명해야 할 황교안 국무총리가 후임 총리 인준안이 통과도 안 된 상황에 이임식을 예정했다가 취소하는 소동을 벌여 1시간여 개의가 지연됐다.
이번 개각은 지난달 30일 청와대 고위 참모 5명을 물러나게 한 데 이어 사흘 만에 단행된 2차 인적쇄신이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대통령 비서실장 등 참모진 후임 인사를 먼저 한 뒤 총리 교체에 나설 것으로 예상을 했기에 이번 개각은 뜻밖의 조치라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에서는 청와대와 여당이 내각 구성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수순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번 인사와 관련해 "독선적 대통령에게 절망을 느낀다. 앞으로 박 대통령은 더 큰 시련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도 "대통령이 아직 정신을 못 차렸다. 이런 분노는 국민에게 더 큰 탄핵, 하야 촛불을 유발시키는 동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미애 대표는 "제2차 최순실 내각을 만든 느낌"이라며 "이것은 정국수습이 아니라 정국을 더 엉망진창으로 만드는 길이기에 우리는 다시 한 번 원점에서 생각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긴급성명에서 "국민을 우롱했다"며 실제로 박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이미 `청문회 거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내에서도 분열의 움직임이 더해지고 있다.
새누리당 비박계도 거국중립내각 도입을 논의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의 돌발 행보가 정국을 더욱 혼란에 빠뜨렸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지금의 상황이라면 박 대통령이 신임 국무위원 청문 요청서를 국회에 보낸다 해도 후보자들에 대한 국회 청문회는 열리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치적인 혼란이 경제와 산업에 마치는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심을 잡고 일관된 정책을 유지해도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자칫 `경제 컨트롤 타워`의 공백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